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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수의사 야화 Nov 08. 2021

주말 일상 생활- 단무지

주말 일상 생활 

주말이 되었다. 문득 남산을 바라보니 어느새 단풍이 빨강 노랑으로 예쁘게 들어있다. 언제 저렇게 변했을까? 내가 단풍을 본 것은 오늘 이였으니. 아침엔 웬만해선 움직이길 싫어하는 언니를 잘 꼬드겨서 아파트 5분만 돌아 볼 꺼야 라 고 했는데 정말 아파트 마당에 나오니 단풍이 주황색 빨강색 노랑색으로 예뻤다. 차에 기름 넣는 핑계로 한남대교도 한번 건너가 보고 뚜레쥬르 본사 빵집에 원하는 빵을 찾아 들러 봤다. 오후에 가면 다 팔려서 없고 아침에 가니 아직 나오기 전이라고 한다. 그래도 이집은 빵을 둘러 보는 재미가 있다. 오후에 다시 남산을 재 탐색 하기로 하고 집으로 들어와 커피 두 잔을 드립 한다. 언니는 웬만한 커피 집보다 내가 내리는 커피 향과 맛이 정말 좋다고 칭찬을 하는데 나를 계속 시켜 먹는 좋은 방법을 터득한 것 같다.


세상이 왜이래 테스형 한데 물어도 대답이 없다는 나훈아 노래 가사처럼 언니랑 세상 사는 얘기를 하다가 삼호어묵과 같은 필명으로 글을 쓴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난 자신 있게 얘기했다

근래 내가 글을 쓰니까 나도 필명이 필요할 것 같았다.  번쩍 영감이 떠오른다. 언니 단무지 어때? 요새 풀무원 단무지 맛있어. 근데 풀무원은 빼야겠지?  단무지 여사 참 마음에 든다

언니 단 씨 성 중에 유명한 사람 있을까?  당연히 있다고 대답하는 언니는 시원스레 예를 들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대답했다. 단종, 단군 다 유명한데 외자인 것 같아. 언니는 빵 터지게 웃더니 본인은 단호박을 하겠다고 했다. 단호박 단무지 자매의 대화는 재미있어 지기 시작한다. 


오늘 글 쓰기를 뭐라할까? 고민하다가 햇살이 퍼지는 오후에 접어들었고 2차 남산 산책을 나섰다.

한남동 이태원을 걸어가는데 우리 개랑 항상 많이 걸었건만 지금은 언니랑 둘이 걷게 되었다. 순간 순간 떠오르는 개사랑이의 존재는 항상 그리움으로 남는다. 한남동엔 내가 사고 싶었던 아파트가 있다. 햇살이 마당 가득히 들어오고 좋은 기운이 들어오는 집 그리고 뷰가 너무 예쁜집. 폭등해 버렸지만 그래도 침 발라 놓았다. 케냐 커피 집엔 뷰를 보기 위해 다닥다닥 붙은 커플들이 우글거려서 우리는 CU 편의점 야외 의자에 따뜻한 데쟈와 로얄밀크티캔을 사서 건배를 해본다. 여기 편의점은 음악이 고급 지게 나온다. 할로윈 분장을 한 꼬맹이들, 산책을 하는 여러 품종의 뎅뎅이들 시장 터에 앉은 재미있는 느낌이 좋은 오후이다.


무지라고 하면 우리 글사세에 민교님 생각이 난다. 정말 많이 아시고 생각 많으시고 그분과 무지를 같이 써도 될까?  같은게 자랑스럽지만 정말 뜻은 반대이다. 나는 진짜 모르는게 너무 많으니까 그래도 단씨를 붙이니 좋다. 이렇게 3개월간 주간 글쓰기가 마무리 되었다. 진료하던 동물들 얘기, 내가 느끼는 일상들 12편의 글이 마무리 되는 지금 이순간

나는 나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행복이란 획득해야 되는 존재가 아니라 내가 느끼는 것이란걸 알게 되었다. 정성을 다하는 마음, 나를 더 소중히 아끼는 마음이 더해져서 더 행복하게 살것이다. 지금 이순간을 사는건 매순간 매순간 소중히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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