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빌리지 - 몰타의 영화 산업, 테마파크
9월 15일 목요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트로이>, <글래디에이터>, <다빈치 코드>, <실미도>, 이 영화의 공통점은?
정답,
몰타에서 촬영한 영화다.
몰타는 수많은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데, 가장 최근 작품부터 보자면 <쥬라기월드: 도미니언>가 있다. 발레타에서 촬영했는데 배경이 누렇게 나오는 장면은 모두 몰타라고 봐도 된단다. 브래드피트가 출연한 <트로이(Troy, 2004)>는 골든 베이에서 바닷가 씬을 찍었고, 러셀 크로우 주연의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는 몰타에서 가장 큰 요새인 리카솔리에서 콜로세움 경기 장면을 촬영했다. <실미도>는 수중씬이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2023년에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하고 ‘호아킨 피닉스’의 주연으로 나오는 <나폴레옹>이 개봉된다.
작은 섬나라는 어떻게 세계적인 영화 촬영 장소가 되었을까. 몰타의 문화 정책 때문이다. 몰타에서 영화를 찍으면 몰타 정부가 현지에서 쓴 제작비를 최대 40프로까지 환급해 준다고. 사실 영화를 찍어서라기보다 몰타는 존재 자체로 거대한 영화세트장같다. 이국적인 것을 넘어서 비현실적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
몰타에는 촬영했던 영화 세트장이 상당수 보존돼 있다. 그중 가장 오래되었고 유명한 것이 <뽀빠이> 세트장. 1980년 거장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만화 영화 <뽀빠이>를 뮤지컬 영화로 연출했는데, 흥행에 성공했다. (한때 만화 뽀빠이의 인기는 정말 대단했다. 요즘으로 치면 뽀로로 못지 않았다.) 로빈 윌리엄스도 이 영화로 헐리웃에 진출해 이름을 알렸다.
몰타섬 서쪽에 있는 뽀빠이 촬영 세트장은 ‘뽀빠이 빌리지(Popeye Village)라는 테마파크로 이용된다. 만화영화 속에서 뽀빠이가 주로 활동했던 스위트 헤이븐 시를 꾸며 놓은 곳이다. 애초에 테마파크가 아니라 영화 촬영을 위해 만들었던 공간이어서인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다. 게다가 40년 전에 세워진 것이다보니 많이 낡아 있었지만 낡은 것은 또 낡은 것대로 멋스러움이 있었다. 영화 개봉이 1980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모든 시설이 이만큼 관리되고 있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뽀빠이 마을은 나름대로 뽀빠이에 대한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니 만화 속에 나오는 집들 앞에서 뽀빠이와 올리브가 서서 방문객을 반겨준다. 곳곳에서 뽀빠이와 올리브를 만나고 그들과 춤추고 노래하며 마을 구경을 다닌다. 뽀빠이 빌리지에 대한 다큐멘터리, 아이들을 위한 인형극, 시간마다 울리는 음악에 맞춰 체조를 하는 시간도 있었다. 마을에 있다보니 덩달아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사람들이 뽀빠이 빌리지를 마을 자체만 보러 오는 것은 아니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에메랄드빛 근사한 해변이 있었다. 바다이름은 앵커 베이(Anchor bay). 뽀빠이 팔뚝에 그려 있던 닻 모양의 문신을 떠올려 만든 곳으로 절벽 아래에 해변이 감춰 있었고, 선베드도 놓여 있었다. 바다와 동화 속의 집들이 잘 어울려서 한장의 엽서 같다고 생각했는데, 몰타에서는 웨딩 촬영지로도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선베드에 누워 보았다. 물소리에 사람들 떠드는 소리가 섞여 들려오지만 그건 그대로 좋다. 마음이 여유로우니 모두 자장가 소리처럼 들린다. 몰타 나흘째, 낮술을 빼놓을 수 없다. 아침부터 햇볕 아래 다니다보면 물로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다. 선베드에 누워 시원한 맥주 한잔을 들이켰다. 낮에 하나 밤에 하나, 1일 2맥주, 몰타 한달살이의 기본 수칙이다!
* 술 이야기를 잠깐 더
몰타에 와서는 애써 다른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맥주나 물이나 가격이 비슷하고, 물보다 맥주 맛이 더 다양하다. 국민맥주라 불리는 치스크(Cisk)는 치스크 엑셀, 치스크 엑스포트, 치스크 스트롱을 마시고 레몬맛, 베리맛, 생강맛 같은 향이 들어간 맥주까지 섭렵했다. 치스크와 함께 양대산맥인 파슨스 블루레이블(Farsosn BlueLabel)도 마셔봤는데 앰버 에일보다는 라거가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듯.
* 관광지
<멜리하 베이(Mellieha Bay)>
800m로 몰타에서 가장 긴 모래 해변 중 하나로 넓고 수심이 얕아 가족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다. 여행 중 만났던 대다수의 몰티즈들이 몰타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역으로 섬의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 ‘멜리하’를 꼽았다.
<멜리하 성당 (Parish Church of Mellieha)>
언덕 위에 서 있는 빈티지한 교회,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하는 멜리에하의 명소로 1800년대 후반에 지어진 이 교회에서는 화려한 내부 장식과 웅장한 건물 외관을 만나볼 수 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아서 지중해의 전경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의 풍경이 건물만큼이나 아름답다.
성 아가타 타워 일명 레드 타워 (St Agatha’s Tower)
멀리서도 보이는 멜리하의 랜드마크라 불리우는 빨간색 타워로 17세기 성 요한 기사단 시절
몰타 본섬과 고조섬, 코미노 섬을 감시하던 감시탑이다. 영국 통치 시절에는 레이더 기지로 사용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