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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moi Nov 28. 2023

매일을 낯설게

바라본다. 


 오후 2시. 어제와 같은 시간을 보낸다. 어제와 같은 시간이 흘러가지만, 어제와 똑같지는 않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다 보면, 어제 같은 오늘이라 말하곤 한다. 하지만 오늘은 오늘일 뿐, 어제와 같은 하루가 아니며, 그렇기에 어제와 같은 공간이, 오늘도 여전히 낯설다. 


 매일, 정해놓은 루틴을 실행하지만, 어제와 오늘의 루틴을 해내는 나는 같다고 할 수 없다. 하루하루가 반복되고 있지만, 그 시간을 대하는 내 자세와 의지와 집중력의 정도라는 다양한 요소에 따라 내 하루는 어제와 다르다. 내 선택을 위한 요소들의 작은 영향만으로도 낯선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어제와 결코 같을 수 없는, 다른 오늘일 수 있는 하루를 그저 흘려보내 버리는 것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도 같은 글을 반복하여 복사하고 붙여 넣기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생각을 달리하니, 오늘 맞이한 하루를 낭비할 수가 없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같지 않듯, 오늘의 글은 어제의 글과는 다를 것이기에, 오늘의 나와 마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한다. 어제와 같은 듯, 다른 나는 오늘도 낯선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어제와 다르다는 것, 그것이 낯선 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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