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한 끼

글쓰기를 대하는 자세

by 김힝구


매일 글쓰기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내 글쓰기는 주 5일제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날의 글쓰기를 마쳤다면, 나는 하루를 제대로 완성시켰다는 만족감으로 남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글쓰기를 하지 않은 날은 그 하루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기분까지 들어,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럼에도 나는 매일 글쓰기가 쉽지 않다.



재작년, 코로나로 1주일간의 격리를 마치고 신체적 자유를 얻었지만, 나에게는 브레인포그 증상이 남았다. 사전적으로는 안개 낀 뇌, 마치 내 머릿속에 두꺼운 안개가 낀 것 같은 날들이 지속됐다. 한동안 내 뇌는 제대로 된 사고나 판단을 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기만 했다. 글을 읽어도 내 뇌를 스쳐 지나갔고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 하고 싶은 말은 머릿속을 맴돌 뿐, 좀처럼 말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동안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머릿속에 단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 날이 연속되었다. 마치 안개가 낀 듯, 모든 사고가 멈춰버린 기분은 마치 그때의 브레인포그가 재발한 것 같았다. 휴식이 필요한가 싶어 하루를 꼬박 쉬어도 나아지지 않는 증상은 내 의지의 문제였을까. 결국 한 걸음 한 걸음 걸음마를 처음 뗀 아기처럼 단어 하나씩 내뱉는 것부터 시작했다. 천천히 단어들을 모아 그것들을 나열시켜 놓으니 문장 하나가 완성됐고, 그렇게 하나하나 힘들게 모은 문장들로 그날의 글쓰기를 마칠 수 있었다. 아마도 무미건조한 삶에서 찾아온 글감 부족 현상이었던 것 같다. 아니면, 글태기를 지나온 것일 수도 있겠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나는 물론 타인과 약속된 글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것 또한 나와의 약속이었지만. 반드시 써야 할 글쓰기는 평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게 했다. '매일, 글 한 끼' 사실은 매주 글 한 끼였지만, 약속이라는 책임감이 더해진 16주에 걸친 글쓰기는 나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남겼다. 약속된 글쓰기가 주는 책임감, 그리고 글감을 모아야 한다는 깨달음.


다시 출근을 하고 회사에서 하루 종일 업무용 글쓰기를 하다 보니, 오히려 더욱 내 글쓰기가 고파졌다. 저녁을 먹고 힝구와 시간을 보내면서도 그날의 글쓰기를 놓칠 수 없었다. 하루 종일 글을 쓰지만 진짜 내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좀 더 이 시간을 소중히 해야 한다. 그리고 진짜 내가 원하는 글쓰기가 무엇인지도 고민해 봐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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