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몇 달간의 휴식과 글루틴이 내 온 세상이었고, 글을 쓰는 나를 보며, 나는 내 긍정적 미래를 기대했다. 본격적인 재취업을 위한 첫 번째 면접을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던 걸까. 진지한 마음으로 지원했던 회사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 글쓰기 경력으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과 면접력(力)을 키우기 위해, 월요일, 예정되었던 면접을 보기 위해 영등포로 향했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면접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면접이 마무리되어 갈 때쯤, 회사에서 원하는 기사톤인지를 검증해 보고 싶다며, 제시한 주제를 기사로 작성하여 보내달라고 하셨다. 몇 년 전, 객원기자로 일했던 경력이 전부였기에, 당연한 요청이었고, 나는 주어진 시간 내에 작성한 기사와 함께 그동안 썼던 글까지 첨부해 면접 담당자의 이메일로 전송했다.
귀하께서는 이번 채용에 안타깝지만 합격하지 못하셨습니다. 더 좋은 기회에 다시 만나기를 기원합니다.
정중한 멘트였지만, 단호한 탈락 문자였다. 그렇게까지 기대감이 컸던 회사가 아니었음에도 나는 실망했고, 시간이 갈수록 내 이력이 아닌, 내 글을 본 후의 탈락이었기에, 내가 글을 쓸 능력이 부족한 사람인가라는 생각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그 문자를 받은 날부터 나는 쭈글이가 돼버렸다. 하루 종일 글을 쓰기 위해 애썼지만,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버린 듯,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고 몸까지도 무기력해졌다.
너의 머릿속에서 움직이는 글자들이 너를 만든다
배우 주지훈이 신인배우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래, 아직 딱 한 번의 면접에서 떨어진 것일 뿐, 내 능력 자체를 의심하는 생각들로 나를 괴롭히지 말자.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이 여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염두에 둬야 한다. 다만 이번 면접이 내 글의 실패가 아니며, 거쳐야 할 과정에서 만난 기회들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내 머릿속의 글자들이 긍정의 언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앞선 배우의 말을 계속 되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