힝구에게
23년 1월, 힝구가 우리 집에 온, 그날을 잊을 수 없다. 모든 손길이 조심스러웠고, 힝구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를 놓칠 수 없었다. 첫날부터 내 곁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 힝구가, 내 잠버릇에 다치지는 않을지, 한동안은 새벽 내내 몇 번이고 잠에서 깨곤 했다. 첫날 아무런 소식이 없어 걱정했던 힝구의 첫 배변이 기특하고도 신기했고, 저 작은 입, 작은 이빨로 사료를 오도독 씹어 먹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매일 퇴근 시간이 기다려졌다. 물음표로 바짝 선 꼬리를 세운 채, 집으로 돌아온 나를 맞이해 줄 힝구를 빨리 보고 싶었으니까.
힝구와 함께하기 시작한 지, 11개월 차, 곧 1주년이다. 이제 힝구는, 진격의 고양이가 되었고, 깨발랄함은 아직도 매 순간 향상되고 있다. 힝구는 성묘가 되었고, 늘어난 몸무게, 그만큼 커진 몸짓으로 집 안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다 보면 그 존재감은 엄청나다. 종종, 내 배를 발판 삼아 뛰어내리면, 헉 소리조차 안 나올 정도로 그 무게감에 고통스럽지만, 그조차도 사랑스러울 뿐이다.
23년, 내 한 해는 힝구가 아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희로애락으로 가득 채워졌다. 내 손과 팔에는 힝구가 새겨놓은 상처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것은 내가 힝구의 집사라는 표식이며, 힝구의 유일무이 집사임을 뜻하는 것이다. 그 사이에 힝구의 첫 생일을 무사히 맞이했고, 매일 같이하는 하루가 쌓여가며, 우리는 진짜 가족이 되어갔다.
힝구로 가득했던 올해가 가고 있다. 힝구는 작은 몸으로 나를 가득 채워주었고, 이제 다가올 새해, 24년에도 힝구와 함께 웃고, 울고, 또 화를 내다가도 귀여움에 다시 웃을 수 있는 하루들로 가득하길 바라며, 앞으로 함께 맞이할 무수한 새해를 위해 그저 힝구가 건강하기만을 집사는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