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vip?

반성합니다.

by 김힝구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지하철역과 제법 거리가 있다는 핑계로 한동안 집 앞에서 잡아타던 택시의 편리함, 하지만 최근 들어 그 편리함보다 요금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기 시작했고, 이 정도 거리도 걸을 생각을 하지 않는 나를 바꿔보기 위해 최대한 대중교통을 이용하자고 마음먹었다.

실은 콜택시 어플의 내 이용내역 페이지에서, 빛나던 VIP 배지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대단해요! 이동의 신입니다' 어디에서도 VIP의 삶을 살아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에서는 내가 이동의 신이요, VIP라니 여기가 내 소비구멍이었구나. 나의 소비생활을 반성하며 좀 더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기로 결심한 것이다.


환승 없이 버스 한 번이면 갈 수 있는 곳에서 약속이 있었기에, 오랜만에 탄 버스에서 나는 느긋하게 책을 읽었다. 예전에는 출퇴근 시간, 지하철에서 책 읽는 것을 좋아했는데, 회사 근처로 독립해 나온 이후에는, 독서하기 좋은 지하철을 타지 않게 되었다는 핑계로 독서도 멀리하고, 집과 회사가 가까워진 만큼 내가 오래 걸을 이유가 없다며 혼자 하는 매일 만 보 걷기 챌린지도 하지 않은 지 오래다.


연말, VIP가 된 나와 마주했고, 이참에 합리적 소비와 생활루틴을 위해 이 두 가지만은 내 삶에서 멈추지 말자고 새로운 의지를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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