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아 moi Mar 08. 2024

나에게 묻다


나는 누구인가?


 고등학교 1학년 특별활동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담당 선생님께서 과제 하나를 내주셨는데, 'Who am I?'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누구인가? 이 낯선 질문에 어떤 답을 내려야 할지 당혹스럽기만 했다. 거울에 비친 내 옆모습을 그린 후, 그 안을 답으로 채워 제출했지만, 내가 어떤 답을 찾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때가 나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본 최초의 순간이었다.


 지금의 나는 또다시 이 질문 앞에 놓여있다. 나는 누구인가. 이제 그 질문은 좀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나로 살기를 원하는가. 나는 여전히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 있다. 잠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고 착각했고, 그러다 가야 할 방향을 잃어 한동안 붕 떠 있는 듯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찾아가야 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너무 단정 지어버린 결과였지만, 그래도 나는 다시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늘의 나를 들여다본다. 

 다시 자유로운 백수가 되니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시간은 충분해졌다. 그보다도 먼저 내가 마주할 인생의 모호한 것들에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해져야 한다. 내가 단단해질수록 나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 또한 명확해질 거라 믿는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글쓰기로 나와 대화를 시도한다. 나를 알아가는 글쓰기, 나와의 대화를 말이다. 여전히 내 질문에 답은 모호함 속에 있지만, 언젠가는 지금의 모호함과 그로 인해 찾아오는 불안함 속에서 나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청계천에 사는 길고양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