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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아 moi Oct 16. 2023

굿즈에 진심인 편

어른이의 곰돌이 인형


 귀여운 캐릭터와 굿즈에 관한 관심은 성인이 되고 나서 더 커졌다. 성인이 되었기에 내가 번 돈으로 플렉스 하는 맛까지 알았으니, 이 관심은 쉽게 꺼지기 힘들 것 같다. 내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에 굿즈를 사 모으는 것이 있을 정도니까. 최근에는 종종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미니미니 한 피규어를 사곤 하는데, 상자 안에 든 피규어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고, 그 피규어를 산 이후에나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몇 가지의 종류로 구성된 랜덤피규어이기 때문에 무엇을 뽑을지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는, 복불복인 것이다. 그것이 나름 흥미진진하다.

 몇 년 전에, 한 컵 수프 회사에서 디즈니와 협업해서 랜덤피규어를 제품 안에 넣고 판매했다. 나는 20여 개의 모든 피규어 모으기를 열렬히 원했고, 중복되는 피규어는 중고나라에서 맞교환할 정도로 빠져있었다. 그 때, 퇴근 후 피규어 모으기는 가장 큰 일과가 되었다. 왜 그렇게 피규어 수집에 열심히 하였는지,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 당시 내가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 그 피규어를 확인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작디작은 성취감까지도 느꼈던 것 같다.

 

 몇 년 동안은 열심히도 카카오프렌즈 제품을 구매했다. 특히 문구류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회사에서 내 업무환경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많이도 질러버렸다. 그 밖에도 캐릭터 관련 전시회가 열린다면, 꼭 찾아갔다. 롯데뮤즈엄에서 스누피 전시회가 열린 적이 있었다. 스누피 전시회는 캐릭터의 다양한 전시뿐만 아니라, 공간마다 눈을 사로잡는 색감을 활용하여 연신 촬영 버튼을 누르게 만들었고, 가장 인상 깊은 전시회 중 하나가 되었다. 그날 전시회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샵을 나는 쉽게 떠날 수 없었다.



 왜 나는 캐릭터 굿즈에 진심일까. 간단하다. 그것은 너무나도 귀엽기 때문이다. 귀여운 건 답이 없다. 한번 귀여움에 빠져들면, 출구는 없다. 그 귀여움과 마주하면, 우리는 엄빠 미소를 짓게 되고, 그 자체로 힐링하게 된다. 이렇게 나는 왜 굿즈를 사 모으는 걸까 라는 물음에 답을 찾았다. 나는 그것들을 통해서 힐링하는 것이다.


 굿즈와 함께하는, 또 다른 내 작은 사치 중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있다. 현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와다다곰이다. 말 그대로 와다다스러운 곰의 몇 프로 부족한 허당스럽고 엉뚱하지만, 에너지 가득한 모습들이 거부할 수 없게 만든다. 만약 그 캐릭터의 새로운 이모티콘 판매 소식이 들려온다면, 자연스럽게 결제하는 나를 만날 수 있다. 이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얼마 크냐면, 카카오프렌즈에 빠져있을 때도 사지 않았던 인형을 사고 말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구매 만족도는 최상이다.


귀여움 경쟁 중


 귀여움을 논하자면, 우리 집 고양이를 빼놓을 수 없다. 아무리 어마어마한 귀여움을 어필하는 캐릭터들이라도 냥므파탈 힝구를 따라올 수 없다. 하지만, 때론 이 작은 아이들이 주는 익살스러운 귀여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와다다곰 계정을 발견했다. 그곳에는 와다다곰의 일상이 담겨있는데, 묘하게 중독된다. 삶의 무언가에 통달한 듯하면서도 엉뚱한 모습과 말들에 위로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곰은 위로를 주는 곰팅이었다. 지금도 내 카톡 이모티콘 리스트에는 살아있는 그 와다다곰들이 가득하지만, 아무래도 그들에 대한 내 애정은 계속될 것 같다. 마음속의 내 어른이 자아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그 곰팅이를 통해, 어른이로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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