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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람 Aug 27. 2024

우리 아이의 핑거푸드

자기 주도 이유식

첫째 아이는 일찍이 핑거푸드, 자기 주도 이유식을 시도했다. 여러 음식을 시도했는데, 흘리고 떨어뜨리며 던지는 통에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때의 경험 때문인지 둘째 아이는 돌이 되어도 자기 주도 이유식, 핑거푸드를 도전하기가 저어 되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이유식을 잘 안 먹으려고 해서 온갖 고민에 휩싸였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이제는 자기 주도 이유식을 핑거푸드로 시작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이려던 것을 멈추고 흡착식판을 꺼내 아이의 식판 위에 붙였다. 아이의 관심이 시작되었다. 핑거푸드로 할 만한 것을 가까이에 놓았다. 밥과 메인 반찬 등 손에 묻히거나 떨어뜨리면 힘들어질만한 것은 위쪽으로 놓아 쉽사리 잡지 못하게 담았다.

그 와중에 치우기 힘들지 않을 방법부터 찾는 엄마라 미안함이 들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엄마도 사람인 걸.


음식을 놓자마자 아이의 손이 바빠졌다. 그러면서 밥과 고기등의 반찬들도 잘 받아먹게 되었다.

'안 먹는다고 채근하지 말고, 진작 이렇게 줄걸..' 하는 후회가 되었지만, 지금이라도 잘 먹게 되어 다행스러웠다.


요즘 식사시간이 되면 아이는 손으로 집어먹기 바쁘다. 오이, 토마토, 사과, 자두 등. 치우기 쉽고, 핑거푸드로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가까이에 두고 있지만, 가까이 있는 걸 다 먹으면 위쪽의 음식들도 손을 뻗어 먹기도 한다.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으면 더 달라며 늑대울음 같은 소리를 낸다.


언젠가는 숟가락을 들고 먹고 싶은 것을 스스로 골라 먹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그때가 되면 잘 먹는 모습이 여전히 사랑스럽겠지만, 내가 먹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조금 시원섭섭하면서 아쉬울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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