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는 자신의 욕망을 성취하지 못하면타자에게서 자아의 희망을 찾게 된다.자아의 욕구가방해 없이 해소되거나, 원하는 만큼 성과를 얻으면, 자아는 타자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지 않는다.
불연소되고 외면받은 욕망들이 그 정체를 드러낼 수 없게 되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타인을 찾는다. 자아가삶에 대한 의식에상처를 받거나,자아의 보호 장치가 약화되어 무기력해지면, 타자에게 자신의 미래를 기대하는 헛된 소망이 만들어진다.
자아의식이 깊이 병들게 되는 경우에는, 객관적 주체자인 타자를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도구적 존재로 전락시킨다.병든 자아가 자신의존엄성을 상실하면서, 타자에 대한 존엄성도 동시에 사라지기 때문이다.
욕망을 둘러싸고 있는 자아의 가치관이 건강하게 형성되면, 자아는 타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이고 현실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타자도 나처럼 허약하기도 하고 강력할 수도 있는 미약한 존재일 뿐이며, 모든 타자는 각 자신의 목적만을 실현할 수 있는 객관적타자 1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다.
그러나 자아의식이 무력해지면 강력해 보이는 타자에 대해 헛된 환상이 만들어지며, 이 환상에 기대는 동안 자신은 자아의 약함을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이런 환상은 중독성을 갖게 되어 그 중독성에 자아가 끌려다니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런데 일상의 건강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동적인 자아의식의 형성은 어린 시기부터 이루어진다. 글자를 깨우치는 순간부터 무자비한 지식의 공장으로 내몰리는 현대 사교육의 회오리는 어린아이들의 자아의식이 건강하게성장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제공하고 있다.
사회에서 특히 청소년 문화에서 표출되는 일탈적 행위들의 저변에는 그들의 무시되고 버려져 상처받고 병든 고유한 자아들의 비명이 숨겨져 있다.
외형적 경제적 물질적 가치관에 의해 좌우되는 모든 시스템은 자아들을 충분히 괴물로 만들 수 있다.
초자유, 초일류, 초자본을 외치며 질주를 멈추지 않는현대 문명의 이기는 인간의 심오하고 사랑스러운 정서를 말살시키는 가장 강력한 핵무기의 실체다.
어떤 타자도 내 자아의 꿈과 소망을 대신 실현해 줄 수 없다. 자아의 목표는 자신이 이룰 수밖에 없지만, 그 자아는 사회의 파괴적이고 사악한 틀 안에갇혀서 질식당하고 있다.
건전한 생명력의 발현을 옥죄고 있는 지금 우리의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모든 자아가 각자 고유의 꿈과 희망을 찾아내고, 그 길을 걸어가는 과정과방법이친절하게 제공되는 시스템과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도래하는 그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