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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aphim Jun 17. 2020

'포르토에서 치과 가다'

외국에서 첫 치과 가기

 



2020, 6월 16일 화요일,


좀 힘들었다. 의학 용어를 영어로 해야 하고 코로나도 조심해야 하고... 6월부터 통행 제한이 해제되어 일반 편의 시설, 상가들이 다시 열리고 일상으로 점차 돌아온 듯도 하다. 여전히 감염자 발생은 멈추지 않고 있지만.


지난 2월 리옹으로 돌아가는 공항에서 급히 식사를 하다가 어금니의 크라운이 갑자기 빠졌다. 크기도 커서 치과에 바로 가야 했지만 물론 어느 곳도 갈 수 없어서 한동안 꽤 불편한 채로 지냈다. 프랑스에서 사는 동안에는 치과 치료는 서울에 가서 받고 왔었다. 왕복 비행기와 치료비를 합쳐도 프랑스에서 치료비보다는 저렴하기에 가족들 방문 겸 두 차례 치료를 받고 왔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니 포르토에 치과가 많이 있었고 이곳 포르투갈 의료 수준이 프랑스보다 낫다는 평가가 있어 이 곳 치과를 가기로 하고 전화 연락을 했다. 그런데 영어 소통이 가능한 곳이 몇 곳 안되었고, 영어가 가능한 곳의 웹사이트에서 시설과 서비스, 의사의 경력을 확인한 후, 두 곳에 예약을 했다. 코로나 위험이 염려스럽지만, 치아 건강도 외면할 수 없으니, 첫 치과는 Pedro C** Dental Clinic,  현관에서 벨을 누르니 간호사가 나와서 예약 여부를 확인 후 들어가는데 같이 간 남편은 코로나 감염 위험 때문에 내부에 들어올 수 없단다. 할 수 없이 남편은 카페도 없는 병원 앞에서 기다리게 되었고... 신발에 비닐 버 신고 지하로 내려가니 이동 선이 그어져 있고 그 선 안에서만 이동하라고 한다. 치료실에 들어가니 룸 하나가 비닐 왕국으로 꾸며져 있다. 모든 시설과 기기가 비닐로 덮이고 씌워지고 묶여 있어 무슨 복잡한 중환자실 같기도 하고 아무튼 처음 접하는 낯선 모습에 더 긴장하게 되었다. 외국 치과도 낯선데 그 기이한 비닐 뒤집어쓴 병원이라니..



첫 의사는 맘 좋게 생긴 아저씨 같은 인상에 영어와 불어가 가능하다며, 프랑스에 살고 있는 코리안 친구가 둘이나 있다고 오! 코리아! 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치료 설명을 들으니 간단한 상태가 아니어서 밖에 있던 남편이 이때 들어오게 되는데 그 새 1시간이나 흘렀다고 남편은 울그락,,, 남편은 치료 내용, 절차, 비용, 기간 등을 듣고 나선, 의사의 설명이나 태도가 적확성이 떨어진다며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물론 한국어로 내게,, 그리고 그는 의사에게 엑스레이와 사진들을 이메일로 보내주면 한국 친구 의사에게 조언을 듣고 연락하겠다고 단호하게 요청했다. 의사는 자기가 포르토에서 넘버 원이라며 환자와 신뢰가 첫째인데 아쉽다며 본인 경력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리고는 컴퓨터 앞에 앉더니 자료들을 챙기고 심지어 전문 사진용 카메라까지 들고 와서 친절하게 내 치아 사진을 몇 차례 찍고 다른 자료와 사진들을 그 자리에서 이메일로 전송해 주었다. 무엇이든 꼼꼼하고 확실한 남편은 받은 이메일을  확인하고 나서 의사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치료실을  나왔다.  치과에서 의사의 치료 없이 상담만 받으면 기본 비용이 70유로라고 하여 엑스레이 촬영비 30유로, 총 100유로를 지불했다.


5시에 예약된 두 번째 치과로 향했다.  치과 모두 집에서 도보로 가능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접근성은 좋았다. European ** Dental Clinic. 입구에서 남편도 함께 들어갈 수 있었다. 현관에서부터 딱딱하게 기계적인 차가움이 배어있던 첫 치과와 달리, 두번째 치과는 기본적 응대가 친절했고 대기실의 느긋한 분위기도 편하게 다가왔다. 첫 치과대기실에서도 치료의 아픔과 부담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았는데,,, 조금 일찍 도착한 우리는 넓은 거실 같은 대기실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다 보니 치료 온 것도 의식하지 못할 만큼 여유로워졌다. 이 치과는 신경 치료, 크라운 씌우기, 아말감 치료가 세분화되어 있어, 이 하나 치료에 의사 두 명과  아말감이 필요한 다른 아래 이까지 의사 세명에게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예약도 각각 의사 진료 시간에 맞춰서 해야 하고.. 시스템이 잘 정리되어 있었고, 설명도 과학적이고 명료했고 더불어 비용도 올라간다.



결론적으로 남편은 그래도 두 번째 치과가 신뢰가 간다며, 호감을 표시했고, 간단히 시술되는 다른 이의 아말감 치료는 마칠 수 있었다. 깔끔하고 간단명료하며 똑 떨어지게 설명을 하는 여의사는 브라질에서 온 이민자로 15년 되었다고,,, 치료 절차도 과정도 명쾌했다, 아말감 치료를 시작하면서, 그녀는 외쳤다.  이 병원에서는 누구도 절대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고, 치료 중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불편하면 바로 얘기하라고,,,

그런데 정말 여러 번 치과 치료받았지만 그녀의 손놀림과 매너, 처리 기술은 놀랍도록 안심을 주었고 잠시였지만 전혀 아픔이나 불편 없이 완벽하게 마무리되었다.


이제 위 어금니의 보수 공사가 다음 주부터 새로운 의사와 시작될 예정이고, 미리 받은 예산서를 보고 기겁하던 우리 부부는 치과에서 디스카운트를 외쳤다. "플리스 디스카운트, 우이 돈 해브 더 덴탈 인슈어런스! (we don't have the dental insurance)", 기본적 보험 혜택이 없어 꽤 큰 비용이 나왔다. 리셉션 직원이 살며시 웃더니 의사와 상의해서 알려주겠단다. 할인이 많이 돼야 남편 이마의 주름이 깊어지지 않을 텐데...


아말감 치료비는 110유로가 나왔다. 전체 비용은 프랑스보다는 훨씬 저렴하나, 한국보다는 약 1.5-2배 정도 비싸며, 의사의 치료가 있으면 치료비만 받고, 치료가 없으면, 상담료 70유로를 지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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