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x 버스 타고 프라하 근교 여행
프라하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근교 중 체스키 크룸로프(Český Krumlov)가 유명하다. 이름이 어려운 이 도시는 “체코의 굽은 초원”이라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Český (체스키)는 '체코의 또는 보헤미아의'라는 관형사고, Krumlov (크룸로프)는 독일어 “Krumme Aue”(굽은 초원, curved meadow)에서 유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타바(Vltava) 강이 S자 모양으로 크게 휘어 흐르는 지형적 특징을 반영한 이름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는 아침 7시 버스를 타기 위해 나섰다. 여유 있게 나왔는데 하필 프라하 중앙 정류장(Prague Main Bus Terminal)이 공사 중이라 구글 지도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갈 수 없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고, 물어볼 사람도 없어 당황스러웠다. 그냥 잔디밭 같은 공터를 가로질러 아슬아슬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2시간 반 정도를 달려 체스키 크룸로프에 도착했다.
우선 스보르노스티 광장(Náměstí Svornosti)으로 갔다. 10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는데 크리스마스 마켓 상점들이 장사를 시작했다. 따뜻한 라테와 블루베리 케이크, 얇은 밀가루 반죽에 샤워크림과 속재료를 넣어주는 체코식 크레페 Palačinky를 먹었다.
한편, 이 광장은 구시가지의 행정·상업 중심지라고 한다. 광장 중앙의 성 삼위일체 기둥(Plague Column)이라 불리는 석조 분수는 1716년에 흑사병에서 도시가 해방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거라고 한다.
골목 구경을 하며 어디서든 보이는 성탑을 향해 걸었다. 마침내 블타바 강을 건너 구시가지와 체스키 크룸로프 성을 잇는 목조다리 라제브니츠키 다리(Lazebnický most)가 나왔다. 이 다리에 서면 체스키 크룸로프의 파스텔톤 성탑과 성 요스트 교회(St. Jost Church)의 탑이 양쪽에 자리 잡고 있어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한편 다리 아래를 보면 강가에 작은 집들이 보인다. 5년 전에 왔을 때 어떤 할아버지가 집에서 나와 오리에게 빵을 뜯어주던 기억이 난다. 그 모습이 너무 평화로웠는데 여전히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으면 좋을 거 같았다.
드디어 성에 도착했다. 망토 다리(Plášťový most) 전망대에 서니 구시가지(Old Town)의 주황 지붕과 블타바 강 너머 마을이 한눈에 보였다. 날씨가 화창한 덕에 저 멀리 성 비투스 교회(Church of St. Vitus)까지 사진에 담겼다. 조금 더 올라가 벽돌 난간으로 된 전망대에서도 구시가지를 구경했다.
성을 구경하고 내려왔다. 젤라또 가게가 보여 들어갔다. 따뜻한 실내에서 젤라또를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한편 원래 예약한 16시 버스 시간을 12시대로 바꿨다. 다음날 떠날 준비도 하고, 프라하에서 느긋하게 저녁을 즐기는 게 좋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여하간 수수료는 발생했지만 현명한 선택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만족스럽게 체스키 크룸로프를 여행하고 우리는 프라하행 버스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