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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세연 Feb 21. 2023

아주 잠시여도 좋으니 쉬었다 가자

아주 잠시여도 좋으니 쉬었다 가자


자동차를 오래 타기 위해서는 관리를 해야만 한다. 수많은 관리 목록이 있겠지만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바로 엔진 오일 교환이다. 자동차는 소모품이기에 조금 더 오래 타기 위해서는 당연히 엔진 오일을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한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소모품은 아니지만, 우리도 영구적이진 않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우리는 누구나 죽을 날을 향해 살아간다.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만 그 하루하루를 살수록 죽을 날은 더욱더 가까워진다. 죽기 위해 산다. 이래서 삶은 철학적인 것 같다. 조금 삼천포로 빠졌는데, 다시 돌아오면 내 말은 이렇다. 기계에 기름칠을 하듯, 우리에게도 기름칠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기름칠은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한동안 나의 수면 시간은 고작 4시간에 불과했다. '얼마나 대단한 글을 쓰길래 고작 4시간밖에 못 자냐.'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단한 글을 쓰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의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시간이 휙- 휙- 지나가서 4시간밖에 자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내 머리는 굳어가는 기분이 들었고 생각은 정체되었다. 꽉 막혀서 옴짝달싹 못하던 90년대 고속도로에 갇혀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억지로 써봤자, 결국 다음 날 다시 읽어보면 백스페이스를 누르다 못해 마우스 커서로 드래그해 휴지통에 버리게 된다. 뭐든 억지로 하면 절대로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럴 때의 나는 나를 데리고 다녔다. 나는 나를 데리고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셨고, 나는 나를 데리고 산책을 했고, 나는 나를 데리고 드라이브를 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는 나를 데리고 잠을 잤다. 잠이 보약 이랬던가. 하루에 4시간밖에 자지 못했던 내가 그 두 배에 해당하는 8시간을 자고 일어나자 상쾌했다. 얼마 전에 나의 리듬과는 전혀 달랐다. 그저 나에게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휴식 시간을 제공했을 뿐인데 말이다.


타인들은 이런 나를 보고 백수의 시간 때움을 참 거창하게도 말하네,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내가 나를 데리고 다니는 것. 그리고 내가 나에게 휴식을 주는 것. 아무것도 아닌 그저 평범한 일처럼 보이겠지만 이건 내가 조금 더 나은 하루하루를 보내기에 굉장히 중요하며 필요한 일이다.


그러니, 우리 뭔가 힘들고 지치고 찌뿌둥하고 다 싫고 내 안에 답답함과 불쾌함, 화남 등이 당신을 괴롭히고 당신 속에서 쿵쾅쿵쾅 집을 짓기 시작했다면(이미 지어졌다면) 아주 잠시여도 좋으니 쉬었다 가자. 우리의 인생은 이리도 긴데 그 잠시 정도는 내가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잠시 쉬었다 감.'이 당신의 정신을, 당신의 육체를 더욱더 건강하게 만들 것이다. 당신의 삶을, 당신의 일과 사랑까지도 말이다. 우리는 휴식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먹고살기 바빠서.'가 대부분의 이유일 것이다. 먹고살기 바쁠수록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쉼'이다.


'쉼'을 통해 '숨'을 쉬자. 잠시여도 좋으니 소리 내어 기지개부터 켜고 시작합시다. 으아아- 하고 말이다.




글, 신세연.


인스타그램 @shin.writer

메일주소 shinseren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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