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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Aug 04. 2021

아싸 엄마여도 괜찮아!

괴로움보다 외로움을 택했다.

"자기는 아싸 같아. 아싸, 자기는 아싸 엄마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무렵 유일한 동네 아는 엄마 A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싸 라니.. 집에 와서 검색해보았다.


"아싸는 아웃사이더의 줄임말로 인싸와 대비되는 표현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리에 끼지 않고 혼자 지내는 사람이다. 개인적인 성향이 커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 또는 소심하고 소극적인 성향으로 인해 낯을 많이 가리고 함께 어울리을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주로 아싸에 해당된다."

'어머, 내 이야기 맞네. 근데 아이 엄마가 이렇게 지내도 될까?


사실 초등학교 아이의 입학을 앞두고 제일 걱정되었던 게 바로 학부모 관계였다.'반모임', '총회'라는 말은 듣기만 해도 걱정이 되었다. 어떤 옷을 입어야 하며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지? 이때 엄마들을 사귀어야 평생 간다는데 어떻게 사귀어야 하나.. 소심한 성격이라 더 걱정이 되었다.

교문 앞에  하굣길을 가기도 전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였다. 교문앞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엄마들 사이에 낄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같은 반 엄마들을 만나면 활짝 웃으면서 인사를 하며 날씨가 좋다는 등  스몰토크도 해봤지만 영 어색하기만 했다. 

결국 할 수 있는 한 해봤지만 한 명의 친한 엄마도 만들지 못했다. 반모임 등  커피타임이 있으면 다는 못 나가더라도 몇 번은 나갔고 엄마들에게 도움도 주는 등  나로서는 최대한 노력을 했는데도 말이다.


물론 아이 친구 엄마 사이로 만나서 계속 좋은 사이로 잘 지내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친한 엄마를 만드는 것은 쉽진 않았다. 카톡으로 종종 안부 묻다가  만나서 차 마시고 밥 먹는 엄마는 있었지만  조심해야 하고 어느 정도 나를 포장해야 그런지 지속되기 어여웠다.


사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도 엄마들을 만날 기회가 있긴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학교 입학 전에 만난 사이가 더 편하고 흔히 말하는 정보공유도 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입학 후에는 한마디 한마디 말할 때마다 조심스러웠다.

1학년 때 엄마들을 많이 알아둬야 한다는데 마음이 급해졌다. 학원을 어디 다니냐는 질문에 성심성의껏 이야기해줬지만 아이를 엄청 시킨다는 말만 듣고 속상했던 적도 있었다. 그렇지만 엄마들을 몰라서 제일 걱정됐던 건 내가 엄마들의 모임에 끼지 못해서 애가 친구를 못 사귀기지 않을까 라는 이유에서이다.


결과적으로 난  아싸 엄마이다. 하지만  특별한 문제는 아직 없다. 팀 수업에 불러주거나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 도 있겠지만 말이다. (대학교 동창은 정작 중요한 정보는 어마들의 브런치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아이도 친구를 알아서 만들어서 친구관계로 걱정할 일이 없었다.

나이가 먹어도 인간관계는 서툴고 어렵다. 내 친구가 아닌 아이 친구 엄마를 사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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