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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 May 02. 2023

올해의 작물을 소개합니다.

지난번에 아랫집 어르신 밭에 가서 대파 뽑는 거 도와드리고 시금치 하고 대파를 얻어 왔다. 저번에 주신 대파도 남아 있다고 하니 이대로 가져가서 텃밭에 심고 필요할 때 뽑아 먹으라고 하셨다. 그게 가능한가 싶었는데 가능했다. 지금도 아주 잘 자라고 있다. 막상 뽑아 먹으려니 본인이 아까워서 뽑질 못한다.ㅠㅜ 이건 관상용이 아닌데..ㅠㅜ 아까워 뽑질 못하고 망설이고 있으니 엄마가 나보고 진상이란다. 아껴서 똥 된다고... 옆에서 호야가 할머니 말을 따라 하며 엄마 아끼면 똥 된데~ 그래 똥 되기 전에 먹자..ㅠㅜ


3월 28일 택배가 도착했다. 올해의 작물은 신랑이 알아서 척척 선택해서 주문했다. 선택장애가 있는 나에겐 너무너무 감사할 일이다~ *^^* 지금 햇볕이 가장 잘 들어오는 양지바른(?) 집안에서 한 달 넘게 온습도를 유지하면서 모종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처음에 씨앗을 보고 깜짝 놀랐다.  평소엔 먹으면서 접한 씨앗들을 심겠지 생각했었는데 직접 심기 위한 씨앗을 보니 빨강, 파랑, 초록 등 너무 알록달록한 게 아닌가 적잖게 당황했다. 원래 씨앗색이 이런 건지 약품이 처리된 건지 전문가가 아니라서 모르겠지만 그냥 다들 다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다.  

 

< 올해의 작물을 소개합니다. >


초당옥수수, 손가락당근, 고추, 미니가지, 사과참외, 방울토마토 애플수박

< 추가 > 수박 먹은 후 씨앗, 금귤 먹은 후 씨앗, 뒷집에서 준 오이, 며칠 전 먹은 아보카도 씨앗

 

올 한 해는 아주 풍성한 과일과 야채를 먹을 수 있을 거 같아서 기대가 아주 크다.



우선 우리는 다용도로 쓰기 좋은 상토보다는 영양분을 오랫동안 흡수할 수 있는 배양토를 사용하였다.

종이컵을 잘라 모종 포트를 대신하였으며 구입한 압축 배양토 안에 씨앗 3개씩 너무 깊지 않게 살포시 뿌려 준 후 물을 충분히 주었다. 일주일 정도 지나니 초당옥수수가 가장 먼저 발아하였고 이후 토마토, 애플수박 순으로 허리를 펴기 시작했다.


초당옥수수의 경우 환경에 예민하여 발아율이 떨어진다고 했는데 의외로 가장 잘 자라주었다. 우리 집 온도와 습도가 적당했나 보다. 그러나  뿌리가 깊게 내리며 커야 하는 옥수수이기에 뿌리내릴 공간이 깊지 않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과정에 그만 싹이 댕강 부러져 버리는 바람에 망해 버렸다.  그나마 1개가 잘 버텨 주었다.

모종으로 심고 남은 씨앗은 시골 텃밭에 뿌려주었다. 이주 정도 지나자 역시 초당옥수수가 가장 먼저 발아하여 잘 크고 있다. 올해 무사히 옥수수를 먹을 수 있겠지??? @..@;


식물이 싹이 뜨니 성장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신랑과 호야 군은 출근과 등교 전에 한번, 퇴근과 하교 후에 한번 이렇게 매일 모종을 살피고 돌보고 있다. 호야 군은 하교 후 집 들어오자마자 모종 옆에 앉아 양말 벗으면서 애정 가득 대화를 한다.  다 마음이 있으니 너희들도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겠지... 우리 집에선 내가 제일 관심이 없는 듯...^^: 나는 지인에게 선물 받은 아몬드 페페에게 애정을 듬뿍 주고 있다.

이번주말 발아한 모종들을 시골 텃밭에 옮겨 심으려 한다. 아마 환경이 바뀌니 적응 못하는 아이들은 죽을 것이고 버티는 애들은 살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마음은 모두 다 잘 자라주었으면 좋겠다.  

올여름에는 수박이 주렁주렁 열리고 사과참외도 무럭무럭 자라서 먹는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행복하다~


올해 첫 수박을 먹으며 호야 군에서 엄마 어릴 때 수박씨를 심었던 이야기를 하니 믿지 않는 눈치였다. 진짜야 수박이 주먹만 하게 컸어.... 할아버지가 더 무럭무럭 자라라고 농약을 주는 바람에 죽어버렸지.ㅠㅜ

그때 못 먹은 수박 때문인지 30여 년 전 기억이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얘기 나온 김에 흙도 있겠다. 모종도 키우고 있겠다. 한번 수박씨를 심어보자고 했는데 자라는 속도가 엄청나다.  이후 호야 군은 씨만 나왔다 하면 심으려고 한다. 딸기씨를 심겠다고 손에 다 붙여가며 딸기씨를 파내고 있는가 하면, 금귤씨도 심어서 발아가 시작되었고, 최근에 먹은 아보카도 씨를 심겠다고 또 난리를 피우지 않나.. 이러다 과수원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의외로 아보카도가 심으면 예쁘게 자라는 거 같아 호야 군과 도전해 보았다. Coming soon~) 그리고 저번주에 뒷집 아주머니께서 오이 모종을 주셔서 기쁨 마음으로 지지대와 오이망을 설치해서 심었다. ^~^  부디 올해 농사(?)가 풍년이길 기대해 본다.


 좌 : 우리집 모종들,                              중: 수박,                      우 : 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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