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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우 May 27. 2023

주말은 이렇게 놀아야 제맛이지..

어쩌다 보니 집에 있는 티비가 고장이 났다. 안 그래도 눈이 가시였던 티비를 자연스럽게 집에서 제거(?)하게 되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있어 차선책으로 빔프로젝트를 구입하게 되었다. 이동성도 좋고 날씨 좋은 날은 시골집 마당에서도 뭔가 분위기 있게 심야영화를 즐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빔의 기준은 낮에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대성보다는 밝기에 맞춰 선택했다.  종류가 너무 많고 모르는 전문 용어의 한계와 스크린의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 며칠 고생 좀 했다.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은 마눌님 덕분에 이럴 때는 신랑은 조금 편하지 않을까?? 나만의 생각이다. ^^:

빔프로젝트를 구매하면서 처음으로 안 사실은 인터넷상의 가격들이 매일 또는 시간 단위로 금액이 조금씩 변동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나만 몰랐나^^:) 항상 필요한 물품을 바로 선택하여 구매했기 때문에 금액변동을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프로젝트의 경우 며칠 검색하고 고민하는 사이 가격 변동을 확인할 수 있었고 운 좋게 이 보다 더 싸게 살 수는 없을 정도의 가격으로 득템하게 되었다. 

 

프로젝트가 시골집 거실에 자리를 잡으니 인테리어 효과가 있어 보였다. 나름 흡족했다. 평일에는 티비를 볼 수 없는 호야 군은 주말에 시골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평일 엄마와의 매일의 미션을 완료해야만  주말 티비도 호야 군이 원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안 비밀.. 평일 미션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주말 티비는 엄마의 선택권으로만 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서 평일 미션 지키기에 최선을 다한다. 주로 호야 군은 평일 못 본 유튜브를 정말 열심히 본다.ㅠㅜ 파뿌리, 웃소, 슈뻘맨, 마블런 등을 정말 사랑하신다. 영상을 보면서 셀프 스낵코너를 과하게 이용하시는 호야 고객님...@..@; 밥을 좀 그렇게 먹어라.....

하지만 한주의 미션 완료의 보상이긴 하지만 주말 내도록 영상 시청만 주구장창하는 호야군의 모습은 엄마의 눈에는 거슬리기 마련이다. 약속이니 엄마는 말도 못 하고 살짝 머리를 썼다. ㅋㅋ

빡세게 독서하자(빡똑)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뇌과학자인 정재승 교수님이 나와서 독서관련해서 강연하신 적이 있었다. 책을 읽는 뇌와 스마트폰, 티비를 많이 보는 뇌를 비교해서 사진을 보여준 게 있었는데 캡처하여 호야 군에서 보여준 적이 있다. 그리고 엄마는 과장되게 설명했다.^^: 책을 읽는 뇌에서는 빛이 나는데 스마트폰을 많이 하거나 티비를 많이 보는 뇌는 빛이 나지 않는데.. 스마트폰과 티비를 많이 보는 뇌는 자기 절제력을 키우지 못해 폭력적인 사람이 된다고 하네. 그래서 지금은 호야 군과 엄마가 이렇게 친하게 지내지만 이렇게 영상관련된 것을 많이 보게 되면 호야가 크고 화가 나면  방문을 꽝 닫고 들어가 버리거나 엄마랑 싸우게 될 수도 있다고 얘기해 줬다. 갑자기 눈문을 뚝뚝 흘리면서 "나는 엄마랑 싸우고 싶지 않아요"라고 얘기했다. 걸려들었다 생각한 나는 엄마 미소를 지으며 아이를 다독거렸다. 

그리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시골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다가 갑자기 호야 군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자기는 지금 절제하고 있다고 너무 보고 싶지만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마당에 나와 축구도 하고, 꽃에 물도 주고  동네 한 바퀴 산책도 하고 엄마와 싸우기 싫은 8살의 순수한 아들이 정말 사랑스럽다~^^ 

<이미지 출처: 빡독_빡세게 독서하자.> https://youtu.be/c3klbp9bW0A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의 뇌의 활동(왼쪽)/ 성인이 되어서 뒤늦게 빡시게 독서를 읽는 뇌의 활동(가운데)/ 평소 책을 안 읽은 어른의 뇌의 활동(오른쪽)


시골의 첫겨울 생활, 날이 추워지니 점점 집 밖보다 안에서 생활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부부는 큰 결심을 했다. "오락기를 사자"  몇 번씩 고비가 있긴 했지만 그때마다 무슨 오락기냐며 잘 넘어갔었는데...

결국 지르고 말았다. 이 역시 엄마가 검색질로 며칠 알아보고 아버님은 결재만..ㅋㅋ 

닌텐도와 오락실 게임기 고민했었다. 하지만 닌텐도는 할 때마다 계속 설치를 해줘야 하는 번거로움과 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오락기의 가장 큰 장점은 4000개의 게임이 내장되어 있고 스위치 하나만 켜면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락실 게임기로 선택했다. 하지만 부피가 상당하기 때문에 시골집이 아닌 본가에 두려고 했다면 절대 사지 않았을 것 같다. 주말에만 할 수 있는 특권... ^^

신랑과 호야 군이 같이 게임하는 뒷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그러나 건전한 자동차게임, 스포츠게임 등을 할 때는 엄마 미소가 나오지만 둘이 추억의 게임 스트리트파이터 같은 싸우거나 총싸움하면서 "호야 군 거기 옆에 총 쏴 버려~" 이러는 아빠를 보니..... 환장하긋다.  

하지만 요즘 축구선수가 꿈인 호야 군은 오직 두 명이서 하는 축구게임에만 시종일관 즐긴다. 시도 때도 없이 "엄마~ 축구한판해요.."라고 하는 호야 군 때문에 엄마는 참으로 불편하다..ㅠㅜ   

이렇게 주말을 잘 보내고 있지만 몇 달 전부터 고민이 생겼다.ㅠㅜ 

매주 월요일 호야 군 학교에서는 "주말에 나는 무엇을 했나요?"을 써서 발표를 한다.

게임, 유튜브, 라면 먹기 등.... 매주 게임, 유튜브보기, 라면먹기을 반복해서 쓰고 있으니...

좀 상황이 난감하게 되어 버렸다.ㅠㅜ 주말을 위해 평일에는 정말 엄마 미션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호야 군인데....ㅠㅜ "평일에 나는 무엇을 했나요?"로 바꿔주시면 안 될는지.ㅠㅜ 

처음 주말이긴 하지만 호야 군에게 게임과 영상을 절제 없이 노출해 줘도 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자녀들을 모두 서울대 보면 엄마가 인터뷰였던 거 같다.  엄마가 성인이 된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그 힘든 학창 시기를 어떻게 버텼니라고 물어봤단다. "시험 끝나고 엄마가 주는 일주일의 자유시간으로 버텼어요."  그 일주일은 정말 내가 학고 싶은 것을 맘대로 할 수 있었으니까요. 학원 가기 싫으면 안 갔고, 치킨을 매일 먹고 싶으면 먹었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자고 싶으면 잠만 잤단다. 그 일주일의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했던 게 생각이 났다. 

우리 호야 군도 나름 주말을 위해 최선을 다해 평일을 보내고 있다. 그래 주말은 너도 쉬어야지~*^^* 

보상은 확실하게!! 해주마~

이번주도 엄마 미션하느라고 수고했어! 주말을 즐기자!! 


방문을 열고 호야군이 들어온다. "엄마 배트민턴 치러 가요" 아....ㅋㅋ

엄마 글 다 썼어~ 나가자~^^;  주말은 아침부터... 바쁘군..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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