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유행으로 쓰이거나 사람의 마음을 부여잡기 위해 탄생한 게 아니었다. 상담 기법 중에 "here & now"를 중시하는 게슈탈트 기법이라는 것도 있었다. 아직은 안 배워서 잘 모르지만 아무튼 상담 기법을 떠나 난 "지금, 여기" 내가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좋다. 감사하다.
바쁜 여정은 계속될 예정이지만,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오늘 낮의 데이트가 있어서 행복했다.
행복은 순간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매일 조금씩 쌓이고 또 쌓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행복하고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 가족이 있어 행복하고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초조함을 버리고 편안함을 껴안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
손등에 주름이 많아졌지만 이렇게 늙어가는 것도
인생의 섭리라는 걸 수용할 수 있어 감사하다.
삶이라는 건 억지로 움켜쥔다고 해서 원하는 모든 걸 다 소유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나간 시간을 잡을 수 없고, 탱탱했던 피부도 유지할 수 없다. 부모의 죽음을 막을 수도 없고 나의 죽음도 피할 수 없다. 인생은 그런 거다.
우리는 모두 100년 후 브런치에서 만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우린 슬퍼하지 말자. 삶이라는 건 결국 눈 깜짝할 새니까. 소중하고 소중하지만 영원할 수 있는 건 이 세상에 없는 거니까. 단지 here & now만을 소유할 수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