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일장춘몽이 아니다
내 최근 글에 꿈과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는 사실은, 정말 내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이라면 아실 것이다. 아, 블로그에는 썼지만 브런치에는 안 썼던 글도 있으니 우리 독자님들보다는 내 머릿속에 더 많은 얘기가 있겠다.
그저께 다 읽은 책도 꿈에 관한 책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1>. 대학원에서 빌려 읽었는데 <잠 2>는 없어서 동네 도서관에 들를 참이다. 영화 <잠>도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내가 기대하는 내용인 꿈과의 연관성은 낮은 듯하여 아직 보류하고 있다.
이토록 내가 관심을 주고 있는 꿈이 이번에도 예지몽이 된 것이 아니냐! 하여 설레발을 쳐 본다. 얼마 전 두 개의 꿈을 꾸고 연재가 가능하다는 희소식을 브런치로부터 전해 듣게 되었다고 글을 썼는데, 그 이후에도 난 여러 편의 좋은 꿈을 꾸었다.
집 안에 엄청나게 큰 나무가 심겨 있어 무성한 나뭇잎들이 천장까지 닿아 있는 꿈
집이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어서 기분이 매우 상쾌했던 꿈
아주 작은 하얀 고양이가 나온 꿈
힘을 주어 똥을 누는 꿈
큰아들이 상장을 두 개나 받아온 꿈
무의식이 내 소원을 성취시켜 주는 꿈을 현실과 연결짓는 것은 어찌 보면 작위적일 수도 있고 또 의미를 어떻게 갖다 붙이느냐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가히 미신적이라거나 무의미한 짜깁기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행위를 좋아한다. 소설 <잠>에 나오는 것처럼 무의식인 꿈을 조작하고 내 편으로 만들어 내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허황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끌어당김의 법칙을 현실화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그런 내 생각이 소설 <잠>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었다!!
아기다리고기다린 수상 소식
오늘 아침 10시부터 1시까지 대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후 상담 실습을 영상으로 담는 과제를 막 마쳤는데 남편한테서 톡이 왔다.
"멋지네!"
전화를 받았는데 시상식은 대학원 가는 날에 있을 예정이었다. 안타깝다. 사진 찍혀서 신문에 나와야 하는데...
살짝 스크롤을 해보니 수상 안내 문자가 있었다. 당사자와 배우자에게 각각 보내 준 동일한 문자. 작년에는 문자 상에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린다"는 멘트가 있어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는 내역은 없고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을 하라는 말만 있었다. 남편에게 수상 소식을 먼저 들은 탓에 심쿵하는 설렘은 없었지만 그래도 홈피에 들어가 스크린샷을 찍으면서 브런치를 생각했다. 브런치에 오늘 연재 글을 올렸는데 또 올려도 되나 하면서.
공모전 수상자님들, 축하축하합니다!!♡♡
공모전 후기
9월 27일 마감이었던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기엔 사실 시간이 빠듯했다. 기본적인 나의 논술 수업에, 중등 국어 시험 대비에, 9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대학원 수업에, 지인들 모임에, 엄마 이대목동병원 진료에, 잡티 제거시술 부작용으로 인한 피부과 진료에, 하는 거 없이 바쁜 추석 준비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선정 도서를 읽을 시간은 대학원을 오가는 지하철 안에서의 시간과 잠자기 바로 직전뿐이었다. 잠자기 전에는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고 지하철에서 앉아야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기에 아침 출근 지옥철로 2시간이 걸리는 노선을 궁여지책으로 택했다. 그리고 종착역 텅 빈 지하철 좌석들 가운데 하나를 꿰차고 앉자마자 곧바로 책과 형광펜을 꺼냈다. 나는 책을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최우수상을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생각이 필요했고 수정할 시간도 필요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만족할 만큼의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작년처럼 나는 마감 시간에 임박한 시점이 되어서야,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원고 제출 버튼을 눌렀다.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의 작품성은 없다고 스스로 평가절하했기 때문에 나는 소박하게(?) 우수상을 소망했다. 장려상은 받고 싶지 않았다. 우쭐거리는 자존심이 허락하질 않았다. 브런치 작가로서 그래도 우수상은 받고 자기소개에 한 줄 추가하고 싶었다. (넘치는 과시욕의 소유자). 시간이 흘러 수상 결과 통보 시일이 다가올수록 나는 소망했고 기다렸다. 내 꿈을 실현시켜 주는 꿈도 많이 꿨다. 자작극이 될 꿈일지언정 그래도 좋았다. 불현듯 작년에 전화 왔던 날이 언제였던가 보니 11/4 금요일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11/3 금요일에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뚝 떨어지는 연시처럼 이렇게 똑 떨어지는 건가 섭섭한 기분이 들었다.
섭ㆍ섭ㆍ하ㆍ다 !
섭섭하다고 종지부를 찍으면서도 월요일에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오늘 새벽 브런치에 올릴 글을 쓰고 잠자리에 들어갔는데도 행여나 결과 발표가 올라오지 않았나, 궁금증이 고개를 들었다. 숨을 죽이고 도서관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았다. 이리보고 저리봤지만 먼지만 풀럭거렸다.
그ㆍ랬ㆍ는ㆍ데
연락이 온 거다. 꿈이 이루어졌다. 신기하게도 내 꿈은 꿈으로 나타났고 현실에서도 이루어졌다. 언젠가 먼 훗날 내가 소설을 내는 날이 온다면 첫 소설의 소재는 뭐가 될까. '꿈'이 되지 않을까.
내 꿈은 이루어진다.^^
오늘 우리집에서 찍은 사진. 빛이여, 나에게 오라!!
p s. insight of 공모전 글쓰기
이번 공모전 준비에서 시간이 모자랐던 이유 중에는 부족한 시간 가운데 선정도서를 고르는 데 시간을 많이 썼던 것도 문제가 되었다.
혹시 모를 공모전 예비 수상자님들을 위해
한 가지 tip을 드리자면~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1. 선정 도서 중에서 본인이 가장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작품(장르)을 골라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소설보다는 비문학을 좋아한다. 비문학 도서를 읽을 때 훨씬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근데 이번에는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라는 책 제목에 이끌려 먼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용이 간단치 않았다. 비유나 상징이 많고 시간을 넘나드는 구성에 철학적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게다 읽다 보니 하나의 장편 소설이 아니었다. 단편 8개를 하나의 주제로 관통시켜야 했고 나만의 철학도 담아야 했다. 나에겐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래서 방향을 틀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조금이나마 배경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차별'을 소재로 한 비문학 책으로 다시 골라서 읽기 시작했다. 책 제목은 《내 안의 차별주의자》.
생각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자신 있는 장르를 선택하면 시간적 여유가 생길 뿐 아니라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새롭게 도전하기보다는 최대한 내 생각을 잘 쓸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하자.
2. 책의 내용이 나의 관심사와 비슷해야 한다.
어쩌면 1의 내용과 상통하는 내용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책을 내가 제대로 씹어먹을 수 있으려면 내가 평소에 그 주제에 관해 많이 고민하고 깊이 생각했어야 한다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주제, 좋은 책이라 해도 낯선 내용에 도전하는 건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다. 낯선 작가, 낯선 주제, 낯선 내용은 평소에 두루두루 섭렵하고 공모전에 제출할 작품은 나의 관심사 안에서 만들도록 하자.
관심사에 대한 평소 생각을 많이 써놓는 것은 혜안이 되겠다. 다만, 너무 편협한 주제에만 몰빵하는 것은 다채로운 시각을 갖는 데 방해가 되므로 우리가 지성인이 되려면 좀 더 폭넓은 사고를 하면서 그것을 기록해 나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브런치는 좋은 발판이 된다. 여기에 뿌린 씨앗들은 좋은 양분을 만나 때가 되면 싹이 트고 성장해서 수확의 기쁨도 안겨주니까 말이다. 브런치에 사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응ㆍ원ㆍ합ㆍ니ㆍ다~♡
내년엔 더 좋은 소식이 날아들 거예요~!!
긍정의 씨앗을 뿌리고 꾸준히 씁시다~^^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