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떠있는 별은 언제나 반짝이는가

by 김혜정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얼마나 허무한 말이오.

하루아침에 故人이 되었다니.

바로 전까지도 따뜻한 미소를 짓던

세상인심 다 가진 듯 넓고 푸르던 당신

홀로 남겨진 사람 이제 누구 손 잡으라고

차디찬 심장 되어 하늘의 별이 되어 가셨소.

자주 앉았던 그윽한 카페 그 자리,

손잡고 거닐었던 구비구비 여행길,

넉넉한 웃음 다정한 몸짓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연기

눈앞을 스쳐 지나가고 있소.

손주들 시끌벅적 정신없이 놀다가

우르르 가고 나면 그제서야

두 다리 뻗고 누워 가만히 손잡아 주던

당신의 넓고 푸른 가슴이,

날 바라보던 그윽한 눈빛이

너무나도 그립소.


뜨거운 곳에서 얼마나 아프셨소.

차디찬 티끌로 남아 이제는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당신의 얼굴,

그 쭈글거림 속에 깃든 헌신과 사랑

내 눈물은 홍수가 었소.

당신의 하늘 그 자리,

반짝이는 별과 내 눈이 맞으면

오늘밤은 편안히 눈 감을 수 있을런지.


뭐가 그리 바쁘다고

그리 바삐 가셨소.





지난 주에 아름다운 한 분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었다. 우리는 통곡했고 홀로 남으신 분을 가슴으로 안아 드렸다.


홀로 남으신 분의 마음을 생각하며 시를 한 편 썼다.

하늘의 별이 된 분은 나와 많은 대화를 나눈 분도 아니고 함께 무언가를 해 봤던 분도 아니었다. 그저 내가 존경하는 분의 남편 분이었다.

내가 존경하던 분은 여기 한 번 가보라며 남편 분과 함께 가서 찍은 카페 사진을 가끔씩 보여주시곤 했다. 카페를 즐겨 가지 않았던 나는 그저 ‘네~ 가볼게요.’ 하고 대답했고 노년에 그렇게 다정하게 살아갈 수 있음을 부러워했었다. 앞으로도 영원히 따뜻한 노년의 삶이 계속될 거라고 믿었었다. 의심할 일이 없었다. 마음은 늘 풍요롭고 생활도 풍족했으니까. 두 분의 맞댄 어깨와 하나로 모은 하트손 사진은 사랑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줬으니까. 은은하게 풍기는 사람의 멋은 사진만 봐도 느낄 수 있는 거니까.

그런데 야속하게도 하늘은 두 분을 속절없이 갈라놓았다. 순식간에 심장을 멎게 하고 숨을 거두어갔다. 아무리 불러도 대답할 수 없게 입을 막아 버렸다. 부드럽고 따뜻했던 손과 가슴을 한순간에 딱딱한 벽돌처럼 만들어 버렸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했다.


시골에 가면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그 이유를 나는 그날 장례식장에서 처음 알았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던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하늘의 별이 되어 있다가 밤이 되면 나타나서 반짝거리고 있는 거라는 것을. 우리가 낮에는 정신없이 바쁘니까 그 모습 감추고 있다가 고요한 밤이 되어 그리운 사람을 떠올릴 때면 바라보러 나오라고 그렇게 총총거리면서 떨고 있다는 것을.

별들이 총총거리며 반짝이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저녁에

- 김광섭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시집 <겨울날> (창작과비평사, 1975)


생사 길흔
이에 이샤매 머믓거리고
나는 간다는 말도
몯다 니르고 어찌 갑니까.


찰나로 바뀌는 가혹한 운명 앞에 인생이 덧없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을 그분을 생각하면 생과 사를 떼어놓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인 것 같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처럼 하늘의 별이 되어 만날 때까지 이별은 이별이 아닌 것이다.

하늘에 떠있는 별은 언제나 반짝이는 것이다.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하늘의 별과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40대 중반이 넘어가니 부고 소식을 더 자주 듣게 된다. 갑작스럽고 슬프다. 허망하고 덧없다. 그럼에도 남은 가족들은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을 버티고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 가혹하다.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도뿐이다. 마음으로 위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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