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참 좋다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by 김혜정


가끔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산책하고 싶을 때가 있다. 시답지도 않은 이야기에 껄껄 웃으며 핀잔을 주거나 썰렁한 농담으로 맞받아치는,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대화를 나누고 싶을 때가 많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오솔길을 내어줄 준비가 되었나 질문을 던져본다. 누군가 지친 사람이 와서 앉아 쉴 수 있는 자리, 따뜻한 햇볕이 닿는 곳에 작은 등나무 의자 갖다 놓고, 혹여 누가 실수로 꽃 한 송이 꺾을지라도 살랑이는 바람으로 나그네의 땀방울을 말려주는... 나는 그런 오솔길이 되고 싶다.

《당신이 있어 참 좋다》 p.106


브런치 작가 최윤석 님의 책 《당신이 있어 참 좋다》에서 내 마음에 지그시 눌러앉은 명대사다. 읽고 또 읽어도 “그래, 나도 그래.” “내 말이 그 말이야.” 이심전심이라고~ 하며 되뇌게 되는 말.




브런치에는 수많은 작가가 있다. 이미 출간을 몇 권이나 하신 분들부터 해서 구독자가 2만 명에 달하는 인기 연예인 뺨치는 작가님들, 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작가의 인생길에 이미 접어들어 예비 작가님들의 로망의 대상이 된 작가님들까지. 물론 나처럼 쓰기에 대한 욕구와 바쁜 현실 사이의 비좁은 간극에서 간헐적 글쓰기만으로도 자위하면서 “잘하고 있어!! 그 정도도 대단한 거야!!”하고 위안 삼는 브린이 작가님들도 많지만 말이다. 어느 위치에 있건 간에 중요한 건 쓰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하나의 공통점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자못 감격스럽다.


그런데 하고 많은 작가님들 중에서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혹은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혹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을 만나면 그 경이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인생의 영원한 친구로 삼을 만한 사람을 극적으로 만난 느낌이랄까? 아직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통하는 것이 조금은 낯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만난 분들과 하루 몇 분이라도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이제 내 삶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최윤석 작가님이 그렇다. 최윤석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재미와 재치가 넘치는 사람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챌 수 있다. 글이나 책을 잘 쓰려면 입담이 좋아야 하는데 최윤석 작가님의 입담 수준은 브런치 랭킹 1위 정도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고백하건대 최윤석 작가님의 글보다 먼저 눈에 띄었던 건 그의 직업이었다. 드라마 PD!!라는 것. Drama PD??? 와~ 대박!! 드라마 피디가 브런치에 있다고??? 와 난 정말 깜짝 놀랐다. 한편 살짝 의심도 했다. 드라마 피디가 왜 여기에다 글을 쓰지? 혹시 뻥 아니야? 드라마 피디가 되고 싶은 지망생이 아닐까? 하지만 글을 읽어보니 최수종 형님도 나오고 조연출 때의 에피소드도 나오고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PD의 험난한 길이 실려 있지 않은가! 그 즉시 난 생각을 고쳐 매고 PD라는 대단한 분과 볼품없는 내이 함께 실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편에게 자랑했다. 자기야!! 여기 브런치에 PD도 있다!!




아참, 그런데 왜 나는 리뷰보다 작가 소개를 먼저 하고 있는가? 그건 이 작가를 세상 모든 사람이 알아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진실하고 따뜻하며 다정다감한 사람이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만나면 ‘아, 나 지금 바쁜데~~ 쩜쩜쩜’ 하면서도 눈길을 바로 거두지 못하고 자기가 신고 있던 신발까지도 벗어줄 수 있는 사람. 아무리 높은 자리에 올랐다 하더라도 더 높은 곳만 바라보기보다는 낮은 곳도 두루 살필 줄 아는 사람. 뒤돌아보며 성찰하고 다시 에너지를 충전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 방안의 냉기를 따스한 온도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 가족을 사랑하고 책임질 줄 아는 사람. 진심이 담긴 남의 부탁은 거절 못하지만 남에게 부탁할 때는 용기가 필요한 사람. 그냥 마음이 따뜻한 사람.

이런 사람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분이 바로 최윤석 작가고.


그래서 나는 최윤석 작가의 책을 추천한다. 그의 삶이 담겨있고 눈물과 콧물도 담겨있다. 개콘을 능가하는 배꼽 빼는 에피소드도 담겨있다. 여태까지 내가 읽었던 브런치 글들 중 가장 배꼽 빠지게 웃었던 글이 바로 여기에 있다. 울다가 갑자기 배꼽이 빠질 수 있으니 주의!!

<악의 없는 실수에 관대해지기> p.99~107 참조

이제 본격적으로 내가 고른 one-pick 명문장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내 생각에 관심이 많은 만큼 다른 사람의 생각에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최윤석 작가님도 그런 것 같다. 누군가의 맘 속으로 들어가 산책을 하고 싶다고 했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과 생각을 교류하고 공유하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상대방을 바라보는 그 시간이 서로 편하게 흘러가는가 하는 것이다. 마음의 크기가 너무 다르고 생각이 통하지 않으면 그 시간은 고역이 될 뿐이다. 내 의도를 상대방이 곡해하거나 상대방의 말이 내 마음에 와닿지 않고 허공에서 빙빙 돌기만 하면 즐겁지 않다 못해 불쾌해지기까지도 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를 만남으로써 아무리 사소한 이익이라도 얻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이다. 만남은 지극히 편해야 하고 소통이 무르익어 서로의 진심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진짜 관계’이다. 진짜 관계를 맺은 사람 앞에서라면 허물을 입고 있더라도 부끄럽지 않고 아무리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더라도 민망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나의 허물까지도 이해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늘 마음속으로 그리워한다. 최윤석 작가님의 글에서도 그런 느낌이 짙게 배어 나온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 있고 애정이 있어서다. 남의 허물을 덮어주는 아량이 있고 남의 슬픔도 껴안아 줄 수 관대함이 있기에 오고 가는 말 한마디에도 진심이 있다.




많은 작가님들이 이곳에서 배출되고 있지만 글로써 맺은 인연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이 있기에 최윤석 작가님 책이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고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 작가가 좋은 분이면 책도 좋을 수밖에 없다.


책은 그 작가의 숨결을 느끼게 해 준다. 특히 에세이는 더 그렇다. 글자를 따라가면 작가 내면의 숲에 당도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호흡을 가다듬고 그 순간부터 천천히 걸으면 된다. 작가와 나란히 서서 어제 만난 친구인 듯이.


내면의 숲 이미지, 황금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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