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헤아리다 Jan 14. 2024

어미를 바꿔 보세요

말꼬리 잡지 말고 어미를 바꿔요



우리말은 어미가 중요하다. 말투를 결정하는 것도 어미다.

평소 말하는 습관의 어미를
아래로 살짝 내리는 연습을 하면 된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다면, 반드시 끝까지 문장을 마무리 하자.

<올바름 All발음>




어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면, 이는 생각을 확장하고 창의성을 높이기에 좋다. 일부러 마인드맵과 같은 도구를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화 중에 말꼬리를 잡는 것은 그다지 좋은 습관이 아니다. 대화를 이어갈 수는 있지만, 자칫 '본질'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억지로 말꼬리를 잡고 물고 늘어지는 상황이 온다면, 이것은 대화가 아니기 때문에, 멈추고 일단 들어주는 것이 좋다. 상대의 심리적 방어기제일 수도 있고, 혹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살펴보고, 적절한 질문을 통해 확인한 후 해결해 본다. 만약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정말 특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대체로 상대의 무례함이니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한다. 알고 보면 그런 사람도 사정은 있을 것이다.



어미라는 말도 말꼬리다. 우리나라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얼마든지 어미에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한다' '안 한다'처럼 긍정문인지 부정문인지, 마지막 문장부호가 마침표인지, 물음표인지, 느낌표인지까지도 의미를 바꾼다. 이는 일본어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영어나 중국어는 주어와 동사가 먼저 나와 결론부터 말을 하고 시작한다. 뒤에 붙는 말들은 부가 설명이다. 그러니 이미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어디서 끊더라도 일단 의도는 파악할 수 있다. 우리말과 다른 점이다.




이렇듯 하고자 하는 말이 문장의 끝에서 결정되는 만큼 우리말은 어미가 중요하다. 그런데 말을 할 때 말투를 결정하는 것도 어미다. 공식적인 자리나 면접의 경우 정중한 표현을 써야 하는데,  '~입니다', '~합니까'로 쓰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지금은 맞지 않다. '합니다' 대신 '해요'라고 쓴다고 잘못 되었다거나 반말이 아닌 이상 조금 더 편하게 말을 한다고 해서 예의가 없거나 인성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느 선까지는 공식적인 언어 사용 방식을 알아 두고 습관화 해둘 필요도 있다. 모든 관계가 친구 사이가 아닌 이상 '예의'를 갖춘다는 점에서 말이다. 회사든 어디서든 기본적인 '예의'를 갖춘 사람을 가르치면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말에 신뢰를 더 주고 싶다면 우선 말투를 결정하는 어미를 바꿔보자. 평소 너무 가벼운 어투로만 말을 한다면, 조금 더 정중한 어미  사용의 빈도수를 늘리고, 그 정도가 아니라면 평소 말하는 습관의 어미를 아래로 살짝 내리는 연습을 하면 된다. 그리고 말끝을 흐린다면, 반드시 끝까지 문장을 마무리 하자. 




아나운싱이나 스피치 훈련 때 대체로 어미가 자주 올라가는 게 문제가 되지, 내린다고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지나치게 의식적으로 내려서 말하는 것은 티가 나지만, 평소 그렇게 연습을 해두었을 때 오히려, 말할 때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러니까 연습할 때는 무조건 어미를 내린다.



내리는 정도에 따라 미묘하게 느낌을 다르게 주는 것이 더 좋지만, 설명이 길어지므로 우선은 한음 혹은 반음을 내린다고 생각하면 깔끔하고 쉽다. 그런데, 때론 나는 내린다고 생각하는데, 녹음을 해보면 전혀 내리고 있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기왕이면 녹음을 해보자. 내가 쓴 글의 '어미를 합니다, 인데요, 해요 등으로 바꾸어서 낭독하는 미션'을 꾸준히 연습하면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때 어색하더라도 연습할 때는 무조건 어미 내리기! 



<미션>

어미를 내려서 계속 말하는 것은 어색할 수밖에 없다. 원고 낭독을 통해 평소에 훈련을 해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하는 연습이므로, 미션 하나만 충실하게 해보자.


�️ 어미 내려서 원고 낭독하고 녹음하기

자신이 직접 쓴 글도 좋고, 책도 좋고, 뉴스 원고든 뭐든지 좋다. 천천히 낭독하되, 어미를 반드시 내린다. 어릴 적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처럼 어미가 올라간다면, 더더욱 신경써 보자. '미-도'나 '레-도'정도로 소리가 낮아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아나운싱, 스피치 훈련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되지만, 앞서 포스팅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의 스피치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을 거치면 더 좋습니다. 그래야 장단점을 알고, 실질적으로 도움되는 부분에 훈련을 잘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말은 연습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말의 고삐를 잡고 물가까지는 데려올 수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듯이 연습은 결국 하고자 하는 의지의 몫인 것 같습니다. 희망적인 것은 연습한만큼 느는 것도 말이라는 겁니다. 3분-5분만 해보세요. 파이팅입니다! :)





<미션 후기>

�️ 내가 좋아하는 발음의 언어

어느 프랑스인은 한국인 부부가 대화하는 말투가 마음에 들어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어는 매우 부드럽고, 독일어는 조금 거친 느낌이 든다. 일본어는 받침 발음이 별로 없어 발음이 쉽고 친절한 느낌이며, 중국어는 성조가 발달해 리듬감이 살아있다. 미국식 영어의 연음법이나 영국식 영어의 명확한 음가 등 언어 저마다 특징이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발음의 언어는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나의 평소 언어 습관과 닮은 부분을 찾아 본다.


저는 한국인이지만, 한국말이 참 예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는 프랑스어를 참 좋아했는데,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 접하고 여러 언어를 배우면서 점점 더 모국어에 애착이 생기더라고요. 한국어가 외국인이 배우기에는 어려운 언어이지만,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소화하기에는 참 좋은 언어임을 알게 되었어요. 정겨운 발음도 예쁘게 느껴집니다. <올바름 All발음>을 연재하지 않았다면, 제게도 우리말은 그냥 평소에 쓰는 말일 뿐이겠지만, 한번 더 생각하고 고민하고 연습해 보면서 더 좋아지네요. 

이전 06화 발음디자인이 뭔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