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오는 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하고 남편과 집을 나섰다.
뜨끈한 국물 요리를 먹고 나니 몸이 풀리고 속까지 따뜻해졌다.
식당 문을 나서는 순간, 눈앞에 반가운 붕어빵 노점이 보였다.
정말 오랜만이다! 우리 동네에도 생겼구나.
노릇노릇 막 구운 붕어빵을 사서 식기 전에 집으로 돌아와 함께 먹었다.
배부르고 등 따시니 졸음이 몰려온다.
서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며 귀엽다며 끌어안고 웃는다.
평범한 일상인데 이런 순간이 유난히 행복하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이부자리에 나란히 누워 서로를 안아준다.
오늘도 고생했어, 앞으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자.
그렇게 서로를 토닥이는 손길에 마음이 잔잔해지며 스르르 잠에 든다.
뱃속에서는 아기가 태동으로 존재감을 나타낸다.
"엄마 아빠, 나 건강해요."
"세상으로 나갈 준비 잘하고 있어요."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이제 출산이 한 달 남짓 남았다.
임신 후기가 되자 장기가 죄다 위로 밀려 올라와 숨 쉬는 것조차 힘든 날들이 늘었다.
태동도 점점 크고 묵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느낌도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느끼지 못할 감각이다.
그래서 불편해도 너무나 소중하다.
내년 첫눈은 세 가족이 함께 맞이하게 되겠지.
둘이서 첫눈을 보며 데이트를 나서는 일은 한동안 어려울 것이다.
지금 남아 있는, 온전히 둘만의 시간을 즐기자.
세 가족이 함께할 첫겨울은 어떤 모습일까?
그 계절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마음이 포근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