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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rim Park Jul 11. 2016

#4. Backpack Honeymoon

베트남 하롱베이 Day 4

 위에서 자면 멀미를 하거나 잠이 잘 안   알았는데 정박한 후 엔진을 끄니 고요했다. 전날 카약을 하고 맥주를 마신 덕분에 노곤히 잘 잤다. 씻고 2층에 가보니 우리가 처음이었다. 이 그룹에서 우리가 얼리버드네. 여행을 하면 게으름이 다 숨어버린다. 우리 다음으로는 호주인 가족이 왔다. 라일라가 머리를 감은 체로 왔는데 내가 머리를 만져주는 게 좋은 모양이다.

"나도 좋아!"

엄마 올 때까지 기다릴까 하다가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양 갈레로 땋아주었다. 아우 내 딸 낳으면 이것저것 다 해봐야지. 새벽부터 비가 추적추적 오더니 아침을 먹을 때도 계속 되었다. 심하진 않지만 카약 할 때는 그치길.

아침은 닭 쌀국수. 여기 오고 늘 고수를 빼달라고 하는 걸 까먹네. 근데 맛이 그리 심하진 않아서 먹을만  하다. 없으면 더 좋겠지만. 국수만으로도 배가 불렀지만 토스트와 계란말이도 주길래 단에게 절반 이상을 주었다.

오늘 하루도 길겠지? 우리 가족들과 마지막 밤이 될것이다. 오빠랑은 결국 얘기를 많이 못했네. 이제 더 그럴 기회가 없을텐데..

열시 반부터 다시 카약을 했다.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더 긴 경로로 약 2시간 정도 할 예정이다. 카약을 시작했는데도 비가 그치지 않아 비 맞으며 카야킹을 했다. 햇빛이 쨍쨍한 것보다 훨씬 분위기 있고 덥지 않아서 좋다. 이 지역에 1969개의 작은 섬들이 있다고 하는데 그 사이를 비맞으며 누비니 엄마 말처럼 신선이 따로 없다고 느껴졌다. 어제 해봐서인지 요령도 생기고. 방향을 어떻게 조절하는 지도 터득했다. 아직 단보다는 한참 못하지만. 내가 보기에 엄마가 훨씬 요령껏 잘하는데 아빠는 계속 잔소리다. 어휴.

이제 슬슬 지겨워지고 경치보다는 우리 보트 어딨나 찾게 될 쯤 무사히 도착해서 어제처럼 수영을 잠시 즐겼다. 점심은 여러 해산물과 과일들 그리고 맥주! 아침부터 무리를 했더니 너무 피곤하고 졸렸다. 단이랑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자다 3시가 돼서는 해안가로 다시 수영을 하러 갔다. 프라이빗 비치라고 해서 우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참 후에 다른 팀도 왔다. indochina junk의 다른 팀인 듯? 하늘이 어찌 알고 딱딱 맞게 우리가 머 하려고 하면 비를 그쳐주어 다행이다. 단이랑 샤워 후에 선데크에 올라가 저 섬은 멀 닮았네 하며 놀다가 지금은 다시 휴식! 곧 동굴에서 저녁식사를 할 예정이다.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그럴 틈 없이 우리를 피곤하고 배고프게 만들어준다.

동굴에서의 식사는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 우리들만을 위해 준비된 공간에서 우리들을 위해 준비된 식사를 하는 기분이란. 우리 가족들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무척 즐거워했다. 샴페인은 별로 안 좋아하셨지만(15 만원..) 기분 좋게 맥주 한잔 마시며 식사로 이번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돌아와서 호주에서 온 학생들 4명과 새벽 1시까지 게임을 하며 술 마시고 놀았다. 아 우리도 나이가 좀 들었구나. 시간이 가는 게 정말 신기하다. 겉모습은 엇비슷해도 겪은 시간이 다르니까 행동이 다르구나. 앞으로 남은 여행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겠지. 영어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하자 세림아.

로리 로키 쉐넨 레이암!(호주 21살 친구들 이름)


오늘 단의 명언.

비가 오고 천둥이 치는 날에도 저 하늘 너머는 늘 햇빛이 쨍쨍한 날씨다. like our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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