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하노이 Day 5
사라지는 어부 마을.
어제 술 마시고 조금 늦게 자서인지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힘들었다. 7시 30분에 눈도 제대로 못 뜬 채로 이른 아침을 먹고 8시 30분에 fisher village로 갔다. 아침 먹고 눈 붙이려 했는데 시간이 없네.. 가기 전에 마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한 가족이 보통 하루에 11시간씩 고기잡이 일을 해서 13달러 정도 버는데 거기서 연료, 물, 쌀을 구입하면 남는 건 4,5달러 정도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험을 살 형편이 아니라 이 여분의 돈은 누가 아프거나 급하게 돈을 쓸 일을 위해 모아둔다. 아이들을 낳으면 모두 고기잡이 일을 돕게 되는데 거의 모든 농어촌사회가 그렇듯 16살 즈음 조혼을 하고 24살 정도에 아이 3명 정도를 갖는다. 1994년에서 2014년 까지는 정부에서 수상학교를 운영하였는데 일 때문에 빠지는 아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정부에서 교육을 적극 장려하고 설득해서 2014년부터는 모든 아이들이 주 중에는 육지에 있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일을 돕는다고. 그럼 이 fisher village는 이 세대가 마지막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 자란 아이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무척 좋은 일이지만 오랫동안 자리 잡았던 하나의 문화와 생활양식이 사라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기도 하다. 10년 후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수상가옥들만 남게 되고 모든 사람들의 터전은 도시로 옮겨지겠지.
힘 좋은 아줌마들이 노를 젓는 대나무 배를 타고 섬을 돌아보았다. 웬만한 남자들보다 훨씬 힘이 좋은, 어딜 가나 최고인 아줌마들. 해류 따위 그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무척 고요하고 아름다웠지만 엉덩이가 아파서 언제 도착하나 할 때쯤 진주를 양식하는 곳에 도착했다. 실제로 진주를 채취하는 것은 처음 봐서 너무 신기했다. 자연적으로 진주가 자라는 것은 30% 정도이고 그중 상품가치가 있는 것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서 오이스터에 모래나 작은 진주알을 넣어서 진주를 키우도록 한다고 한다. 보통 크기의 진주는 한 50 만원? 생전 처음 보는 둘째 손가락 손톱만 한 거는 200 만 원 정도였다. 얼마나 오랜 세월 이 진주를 품고 있었을까. 왜 진주를 만드는 걸까? 인터넷 될 때 찾아봐야지.
진주는 조개 속에 이물질이 침입하면 그 자극으로 이상분비가 생기고 이 분비물이 이물질을 감싸면서 발생한다.
마을에서 돌아와 베테랑 여행자답게 후딱 짐을 싸고 마지막으로 데크에서 시간을 보냈다. 갑자기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한 엄마가 걱정이다. 결혼식부터 이것저것 챙기고 일하시느라 쌓인 피로로 몸살기가 있는 모양이다. 천사 같은 우리 엄마.
사람들이랑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한 후에 엄마에게 약을 구해 주었다. 하노이까지 4시간에 한국까지 4시간 안동까지 다시 4시간을 가야 하는데.. 하노이로 돌아가는 벤은 뉴질랜드 노커플과 함께했다. 노부부가 아니라 노커플인 이유는 그들이 커플이기 때문이다. 무척 유머러스하고 젠틀한 신사 분과 섹시하고 우아한 맛이 있는 부인은 각자 아이들이 3명씩 있다고 한다. 6년정도 전부터 서로 함께하고 있다고. 둘이서 로맨틱하게 같이 여행하며 삶을 즐기는 모습이 무척 멋지고 우리 부모님도 저렇게 사랑을 느끼며 사셨으면 좋겠다. 모든 한국의 부모님들이 다시 커플 같은 마음으로 :)
오는 내내 정신없이 자다가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부모님과 오빠가 쉬는 사이 단과 마사지 샵을 알아보러 나왔다. 배고픈 단을 위해 반미도 살 겸 거리를 걸었다. 반미는 보통 15,000-25,000동 정도, 한국 돈으로 천원 이천 원 하는데 집집마다 맛이 다르니 잘 골라야 한다. 빵은 어딜 가나 기본은 하는 것 같다. 고수를 빼달라는 말은 절대 잊으면 안 된다! 2군데서 사 먹었지만 단을 만족시키는 곳은 못 찾았다. 배는 채웠으니 머. 가족들과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하고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웬만한 샵은 기본 20% DC를 해줬는데 나는 거기서 조오금 더 깎아서 부모님은 아로마 마사지, 단은 스웨디시, 오빠는 타이, 나는 왁싱과 어깨 마사지를 우리 돈 9만원 정도에 받았다.
2년째 해야지 해야지 하다가 드디어 하게 됐는데 시작한 지 3분 만에 후회했다. 젠장, 하지 말걸. 졸라 아프네. 가격이 한국의 3분의 1 정도고 기술도 딱 그정도인 것 같다. 한국에서는 조금씩 조금씩 분할해서 해주는데 여기는 마구잡이로 같은 곳을 한 5번씩 뜯고ㅠㅠ 내 털이 스트롱하고 많아서 아프다는데... 그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너무한다. 내 여린 피부가 불이 나네 아주. 10분이 1시간 같이 느껴졌던 끝날 것 같지 않은 왁싱이 드디어 끝나고 30분 동안 어깨 마사지를 받고 나왔다. 남자들 팀도 나오고 마지막으로 엄마가 나왔다.부모님은 만족스러워했고 오빠는 아파했고(말은 못하지만 내가 더 아프다..) 단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가 베트남어 하는 거 말하지 말라고 했다. 마사지 받을 때 마사지사들이 무슨 얘기를 한 모양이었다. 들어보니 남자들 엉덩이 모양이 왜 다 다르냐며 엉덩이 얘기를 했단다. 단은 마사지를 받을 때마다 성추행 받는 느낌이라고 한다. 불쌍한 단.
호텔에서 잠시 쉬다가 가족들을 공항으로 바래다줄 계획이다. 정말 마지막이네. 앞으로 약 2년간 못 볼 텐데.. 일단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리워지는 순간이 오겠지.
*사진 업로드가 안되네요..; 사진은 나중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