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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ul 06. 2016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상처가 있는 것 같다면

정도언, <프로이트의 의자> 독후감

솔직한 감상으로 우선 이 말을 하고 싶다.

내가 이래서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책, 올랐던 책을 잘 안 본다. 베스트셀러가 됐던 모든 책이 이상하기 때문이 아니라 베스트셀러라는 이름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 <프로이트의 의자>는 나를 실망시켰다. 딱 내가 지나치게 기대했던 만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아예 소개도 못할 책으로 취급하고 싶지는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2장이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다. 이 장에서는 불안, 공포, 우울, 분노 등 다양한 무의식의 상처가 어떤 특징을 가졌고 어떻게 드러나며 어떻게 치료될 수 있는지를 다룬다. 

독자로서 느낀 대로 말하자면 각각의 무의식의 상처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어, 이 부분은 내 얘기(감정)랑 비슷한데?' 싶은 부분이 있다면 그것이 자신이 몰랐던 무의식의 상처라 생각하고 주의 깊게 읽으면 될 것 같다.


내가 2장을 읽으면서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면 좀 더 심도 있는 독후감을 쓸 수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해당하는 부분이 없었다. 불안, 공포, 우울, 분노, 좌절, 망설임, 시기심 그 어느 것도 지금의 내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혹시 모른다. 내가 의식적으로 그것들이 없다고 '믿고 싶어' 하는 지도. 하지만 그 때문에 내 무의식의 상처를 발견할 수 없다면, 그게 딱 이 책의 한계다. 혹은 '책'이라는 매체 특성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한 가지 공감할 수 없었던 부분.

chapter 12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수줍음이 많다

나는 나를 매우 사랑하지만(아마 주변에서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고) 수줍음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는 사람이다(아마 주변에서도 인정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비록 샌디에이고 정신분석연구소(좋은 곳인지 나쁜 곳인지 사실 한국 사람은 알 수조차 없지만)를 나왔다곤 하지만 너무 책을 통속적으로, 대중적으로 쓰려고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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