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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ul 30. 2016

오늘 당신이 먹은 음식에는 어떤 역사가 담겨있을까

린다 시비텔로, <음식에 담긴 문화 요리에 담긴 역사> 독후감

인류의 역사는 대단히 폭 넓고 길어서 책 한 권을 써도 다 표현해 내기가 힘들다. 그나마 한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서술하면 겨우 책 한 권에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음식에 담긴 문화 요리에 담긴 역사(이하 '음식역사')>가 바로 그렇다. 혹자는 (나처럼) 제목을 잘못 읽어서 음식과 요리에 관한 책인 줄 알지 모르지만, 이 책은 엄연히 '역사'책이다. 그것도 음식과 요리를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독특한 책.


사실 입으로 들어가 항문으로 나오는 음식 따위에 무슨 역사가 있겠나 싶을지 몰라도 책을 읽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알게 된다. 커피, 콜라 같은 비교적 근대에 먹기 시작한 음식을 포함해서 빵처럼 아주 옛날부터 먹었던 음식까지 다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세계대전과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로 인한 음식 재료 및 문화의 이동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서술하고, 역사적으로 요리책의 발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까지도 빼 먹지 않았다. 이 정도면 그야말로 요리에 담긴 역사를 제대로 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음식역사>를 보며 안타까운 점은 내가 이 책에 나오는 요리의 대부분을 모른다는 것이다. 굳이 잠발라야(뉴올리언스의 대표요리 중 하나) 같이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요리를 제외하더라도 중세에 나온 한 요리책에는 계란의 조리법만 200가지 이상이고 오믈렛의 조리법은 또 따로 80가지 이상이 실려 있었다고 하니 맨날 계란후라이만 해 먹는 나로서는 우물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기분을 느낄 따름이다.


혹시 당신은 주방장의 모자에 왜 주름이 져 있고 몇 개나 져 있으며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아는가?

system of a down의 노래 제목이기도 한 chop suey가 어떤 요리인지 아는가?

그걸 모른다면 코코넛의 coco가 갖는 의미는?

혹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요리 프로그램의 이름은(힌트:ㅇㅇㅇ 셰프)?


아무 것도 모른다면 <음식역사>를 한 번 읽어보자. (살아가는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위에 언급한 네 개 질문에 대한 분명한 답을 얻음과 동시에 굶고는 살 수 없는 인류가 음식을 어떻게 접하고 발전시켜 왔는지, 또 세계 질서까지 어떻게 얽혀 들어갔는지 흥미로운 서술을 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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