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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Oct 04. 2016

일상에서 자주 쓰는 한자어 제대로 알기

이무섭, <한자에서 국어의 신난다> 독후감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전국에 순우리말 열풍이 불어닥친 적이 있다. 온새미로나 미리내 같은 예쁜 순우리말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자녀의 이름을 순우리말로 짓는 부모도 늘었다. 물론 순수한 우리의 말을 쓰는 것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자긍심을 높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다른 나라 말을 섞어 쓰면 꼭 나쁜 일일까? 더군다나 '한자'조차 모두 배제해야 한다는 극단적 순우리말 숭상에 대해서는 전혀 찬동할 수 없다. 다른 이유보다도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의 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한자와 국어는 경쟁어가 아니다. 한자는 국어의 일부이다. 그런데 한자를 쓰지 않는 것이 마치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길인 양 호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 안타깝다.


저자에 따르면 국어 가운데 한자로 이루어진 단어는 70%에 이른다. 굳이 통계적으로, 학문적으로 살펴보지 않아도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 국어, 한자, 단어… 바로 앞에 쓴 문장에만 한자 단어가 네 개나 들어가 있다. 한자는 이미 국어의 일부이고 우리 말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자를 잘 알수록 국어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이 책에서는 총 5장에 걸쳐 국어와 연관된 한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처음에는 배상과 보상, 교포와 동포 등 헷갈리는 단어들을 두고 쓰인 한자를 짚어가며 구분해 주고, 그 다음에는 우리가 흔히 '이 한자를 썼겠지'라고 착각하는 단어들을 알려준다(ex. 수련의 수는 水가 아니라 睡다). 3장에서는 한자에서 다루지 않을 수 없는 동음이의어를 알려주고 4장에서는 사약의 뜻에 대해서 말한다(설마 사약이 死藥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이 책을 꼭 보는 게 좋다). 마지막에는 사자성어를 해설해 주는데 이 모든 것이 독자로 하여금 한자를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다.


평소에 한자어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든 아니든 이 책을 읽어보는 일은 즐거울 것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자신의 똑똑함을 확인하며 기뻐할 수 있고,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간 잘못 썼던 단어를 바로 알고 앞으로는 실수를 하지 않게 될 것에 기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우리 말을 쓰고 그 우리 말의 70%가 한자어인 만큼, 많은 이들이 읽고 올바른 언어생활을 영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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