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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an 13. 2017

작사해 보려면 이 책은 꼭 봐야겠는걸

김이나, <김이나의 작사법> 독후감

먼저 한 가지 해 둘 이야기. 이 책 다 안 읽었다. 도서관 반납 기한이 다 돼서 읽다 말고 가져다줘야 했다. 그렇다고 다시 빌려다 볼 만큼 관심 있는 분야는 아니라서, 반쯤 읽었으니 그에 대한 소감을 적으려 한다.


<김이나의 작사법>을 읽으면서 내가 가장 먼저 느낀 점은 글이 가볍다는 것. 가벼워서 하늘로 날아가 버릴 것 같다는 그런 부정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원래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야 하는 글을 많이 쓰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글이 읽기 편하고 내용도 무겁거나 껄끄러운 게 없다. 보통 전문가들의 글을 보면 대중들이 잘 모르는 전문 용어를 많이 쓰거나 거만한 의식이 깔려 있어서 짜증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작사의 전문가이지만 김이나의 글은 편안하다.


김이나의 작사가 생활은 그 시작이 좀 특이한데, 본인도 책에서 언급하고 있지만 예술계 쪽은 어떻게 그쪽 생활을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오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작가, 작사가, 화가 등이 되고 싶을 때 전문적으로, 그러니까 그 활동을 통해 돈이 버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부분은 회사원이 되는 것에 비해 정보가 무척 적고 활동하는 사람 자체도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알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김이나 본인은 작곡가 김형석을 평소에 존경하고 있었는데 항상 김형석의 공연에서 맨 앞 줄에만 앉았고, 어쩌다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때 작곡을 배우고 싶다고 말을 했다고 한다. 김형석은 예의상 하는 말인지 몰라도 언제 한 번 와 보라고 했고, 그렇게 인연을 이어 나가다 보니 김이나의 블로그 글을 본 김형석이 작사를 하는 건 어떠냐고 권유했다는 것. 상당히 독특한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평범하게 작사가가 되는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독특한 게 아닌지도 모른다.


사실 김이나가 작사한 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도 있는 게 자기가 작사한 곡을 가져다가 이 구절을 어떻게 쓰게 됐는지 작사노트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하고, 어떤 가수(남자인가 여자인가 젊은가 나이가 많은가 등)에게 어떻게 가사를 맞추느냐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김이나가 작사한 곡 중에서는 <좋은 날>과 <아브라카다브라>를 좋아하는데, 책 속에서는 <아브라카다브라>보다 그 곡으로 인해 가인의 이미지가 쎈 여자로 변한 뒤에 작사한 곡에 대해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해서 아쉬웠다.(설마 내가 안 읽은 뒷부분에 그 이야기가 있었다면 죄송!)


책을 읽기 전과 후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김이나가 그냥 유명하고 돈 많이 버는 작사가라고 생각했고, 작사란 그저 대중에게 공감이 잘 되는 사랑과 이별 이야기만 잘 쓰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하나의 곡을 쓰면서 부르는 사람, 듣는 사람, 발음, 운율 등등 많은 것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신경 쓰는 걸 보면서 역시 가장 돈 많이 버는 작사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장단점을 떠나 작사가가 쓴 책 자체가 많지 않고, 더군다나 김이나는 작사가로서 가장 많은 돈을 벌기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니만큼 작사가가 되려는 사람은 꼭 한 번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Daum의 책 평가는 생각보다 평점이 좋지 않은데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내가 평가하기 전에 10점 만점에 4점이었는데 그렇게 나쁘진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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