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노 히데히코, <초간단 척추 컨디셔닝> 서평
이 책은 아마 다른 책을 사다가 알라딘 사은품을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액수를 채우기 위해 같이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아무도 내게 이 책을 알려준 적이 없고, 나 역시 이 책을 어떤 잡지 등에서 소개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무려 20만 명이 체험한 척추 컨디셔닝의 놀라운 치유 효과!(책 소개 문구다)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이 책을 심플하게 요약부터 해 보겠다.
그런데 정말 이 운동법은 올바른 것일까?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고 또 자주 변해서 (언제는 달리기가 좋다고 했다가 언제는 나쁘다고 했다가 도무지 답을 알 수 없다)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는 진위 여부부터 의심해 봐야 한다.
진위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제일 먼저 저자의 약력을 참고할 수 있다.
저자 히노 히데히코: 사단법인 척추 컨디셔닝 협회의 대표이사. 일본 대형 스포츠센터 총괄 트레이너... 양한방 전문 의료진과 협업하여 다양한 운동법 개발에 참여했다.
우리나라처럼 출신 대학과 학과 등을 써 놓지 않아서 실제로 이 사람이 운동에 관해서 어떤 전문가인지는 알 수가 없다. 고로 신뢰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셈.
저자를 믿을 수 없다면 지식 그 자체는 어떠할까?
저자가 고안했다는 척추 컨디셔닝 운동을 살펴보면
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2단계와 4단계는 대중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운동이다. 단지 1단계와 3단계 운동이 참신했는데 우선 1단계를 살펴보자.
1단계의 다리 돌리기는 사람이 엎드린 상태에서 무릎을 굽히고 발바닥으로 원을 그리는 것인데 이렇게 하면 보통은 잘 움직이기 힘든 천장관절이 움직이게 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사실 이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려우나... 그래도 동의하는 바는 있다.
아무리 걸어도 천장관절은 이완되지 않습니다.
이 주장은 사실로, 천장관절은 대단히 단단히 결합되어 있는 관절이라 우리가 팔을 빙빙 돌리면 어깨 관절이 회전하듯이 그렇게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걷는 것만으로는 이완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언가 다른 동작을 취해야만 이완이 될 텐데, 저자는 그 동작이 바로 다리 돌리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직접 그 동작을 해 보면 나름 뭔가 그냥 걷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앞서 말했다시피 완전히 사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음 2단계는 누워서 다리를 든 채 수건을 발바닥에 걸고 잡아당겨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후면의 근육들을 스트레칭하는 동작인데, 이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동작이다.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다음 3단계는 엎드린 상태에서 상체를 좌로 한 번 우로 한 번 넘겨가며 넘어뜨리는 동작인데 이 동작은 생소하다. 그런데 이 동작도 효과는 확인하기 힘들지만 약간 걱정되는 게, 천골과 요추 사이를 비트는 힘이 많이 가해질 텐데 과연 안전하기만 할지... 물론 이런 경우를 걱정했는지 저자가 써 놓은 말이 있긴 있다.
만약 운동하는 도중에 통증을 느끼면 동작을 중지하거나 편안한 자세를 취합니다.
그러니 시도는 해 봐도 좋은데 각자 판단은 알아서 하도록 하자.
마지막 4단계는 아주 기본적인 대둔근 강화 운동인데, 운동 자체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든 사례가 재미있다.
바로 경륜 선수가 통증으로 찾아왔던 이야기인데, 운동선수인 데다 자전거를 타므로 하체가 모두 탄탄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대둔근은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서 일반인보다 더 심한 문제를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 역시 자전거를 타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었는데, 물론 자전거를 안 타는 사람보다야 대둔근이 발달하지만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이 발달하는 것에 비하면 대둔근은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발달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런 대둔근 강화 운동은 사실 어떤 사람이 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 뒤에는 척추 컨디셔닝 운동을 통해 좋아진 사례 같은 것들이 나오는데 그거야 뭐 운동하고 좋아졌다는 뻔한 이야기니까 생략해도 좋을 듯.
내가 이 책을 읽고 좋았던 한 가지 포인트를 꼽자면 "천장관절의 변위가 척추 전체에 영향을 주어 여러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데 그것을 추나 등의 외적 교정술 말고 어떤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