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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Mar 27. 2019

31세의 연애의 당위성에 대한 고찰

최근 소개팅 어플까지 해가며 온갖 여자들의 스펙과 소개를 읽고 OK를 보내다 보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나는 왜 연애를 하려고 하는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연애라는 건 꼭 해야 하는 것인가?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겠지만, 나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을 해 보기로 했다.

고찰의 방식은 연애에 대한 4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1. 연애를 하고 싶은 이유

2. 연애를 하기 싫은 이유

3. 연애를 해야 하는 이유

4. 연애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


그러니까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고,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따져보는 것이다.


1. 연애를 하고 싶은 이유

- 주말에 심심하다. : 놀 사람이 없다. 친구들은 다 연애 중이다. 최근 이사 와서 동네에 아는 사람도 한 명도 없다. 그래서 주말이 심심하다.

- 예전 연애의 기억들이 그립다. : 옛 여친이 그리운 게 아니라, 연애할 때 하던 것들이 그립다. 굳이 자세한 것 필요없이, 꽁냥꽁냥 하는 거 있잖아. 

- 새로운 사람과 인연을 만들고 싶다. : 정체된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싶다.


2. 연애를 하기 싫은 이유

- 시간 뺏기기 싫다. : 매일 한의원에 10시간, 운동에 1시간, 드럼연습에 1시간으로 총 12시간을 쓴다. 집에서 7시 30분에 나가 8시 넘어서 들어오니 12시간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평일에 만나자고 하면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 그 포기가 썩 내키지 않는다. 운동도 드럼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장거리 연애일 경우 이동시간도 문제다. 요즘 소개팅 어플에서도 근처 사람은 거의 못 봤고 대부분 서울이나 분당 근처가 많던데 편도로 최소 1시간 30분이다. 아, 내가 20대였더라면 몰라도 30대에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엄청난 열정을 요하는 일이다.

- 감정낭비가 싫다. : 남자와 여자의 대화법은 다르다. 종종 오해를 낳는다. 또 무뚝뚝하고 직설적인 내 성격을 무던하게 받아주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렇게 싸움이 생기는 게 싫다.


3. 연애를 해야 하는 이유

- 세상엔 내 인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 내가 결혼에 대해 아무런 계획도 없는 것은 그게 계획으로 이뤄질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 안에서 이 사람이다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내가 35살 전에 하고 싶다고 계획하면, 그 사람은 어디서 나타나나?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다만 지금 결혼하는 모든 커플은 모두 조건을 따지고 사랑을 확인한 후 인연임을 확신하여 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도 그 중 하나가 되기 위해선 부지런히 연애를 하며 사람을 찾아야 한다.


4. 연애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

- 굳이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어정쩡하게 예쁘고, 어정쩡하게 착하고, 어정쩡하게 똑똑한 그런 어정쩡하게 매력있는 자에게 어정쩡하게 마음이 가서 연애를 하다가 결국 성에 안 차 서로 싸우고 헤어지는 짓은 하지 않을 생각이다. 완전히 마음에 들었을 때, 그 때만 승부수를 던지겠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생각이 정리가 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알겠다.

계속 인연이 될 사람을 찾기 위한 노력은 게을리하지 않되, 서둘지 말아야겠다.


세상 대부분 명언이 상황마다 다르지만 딱 하나 진리가 있다면 그건 바로,

'될 놈 될'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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