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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Mar 28. 2020

무엇을 소유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살아가느냐

 늘 소유에 집착한다.

 '나에겐 이만큼이 있고, 쟤는 저만큼 가졌고, 나는 앞으로도 이만큼 밖에 없을거야.'

 남을 시기하고 나를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원래 소유하기 위해 태어난 삶이 아니다.

 오직 부모님의 사랑 아래, 벌거벗은 몸으로 태어나 울음을 터뜨렸다.

 아무것도 쥐어지지 않았던 그 고사리 손에 왜 지금은 돈을 쥐고자 애쓰는 것일까.


 소유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자본주의 세상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월든>과 <무소유>를 읽고 좋은 책이다 멋진 삶이다 말하면서 여전히 TV 속에 나오는 자동차와 시계를 갖고 싶어한다.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닐까.

 소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으면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신경계의 어떠한 메커니즘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박혀버린 것은 아닐까.


 그러나 소유가 아닌 무엇을 생각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생명이 있고 알지 못하는 신비가 곳곳에 숨어있다.

 매일 먹고 살아가는 쌀, 그 벼의 싹이 트는 순간을 본 적이 있는가?

 하루종일 밭에 쪼그리고 앉아 새싹이 트는 모습을 보는 것, 그것이 원래 우리가 누려야 할 삶의 모습은 아니었을지.


 무엇을 먹을까, 어떤 사진을 찍을까, 무엇을 자랑할까, 다음달엔 얼마를 모을까 하는 생각이 우리의 삶은 불행으로 이끌고 있는 것만 같다.

 삶 그 자체와 대화하고 싶다.

 그 시작은 무엇일까?

 퍼뜩 떠오르는 것은 자기 몸과 대화한다는 요가지만 분명 다른 방법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명상이라든가, 매일 일기 쓰기라든가.


 호흡을 되찾자.

 느리고 숨쉬고, 모니터와 액정에서 눈을 돌리자.

 우리가 바라보지 않는 그곳에 우리가 태어나면서 자연스레 누려야 했던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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