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송 Feb 24. 2016

도전과 모험의 세계, 고산 등반

심산, <마운틴 오디세이> 독후감

2012년 1월, 나는 인생에  다시없을 모험 길에 올랐다. 네팔 카트만두로 입국해, 해발고도 5,418미터의 토롱라에 오르는 안나푸르나 라운딩에 도전한 것이다. 장장 열흘에 걸친 등반-오직 오르는 데에만 걸린 시간이었다-을 통해 나는 토롱라에 오를 수 있었고, 그 후 고산을 사랑하게 되었다.

한국에 돌아온 후 나는 다시 한 번 고산에 오르기를 바라며-그러나 또한 가기를 두려워하며- 등산에 관한 에세이, 영화, 만화 등을 보기 시작했다. 만화 <신들의 봉우리>에 나오는 예리하고 뾰족하면서 한없이 거대한 봉우리들을 보며 라운딩 때 보았던 마나슬루와 마차푸차레 등을 떠올렸다. 그 예리한 봉우리 끝에서 뿜어 나오는 서늘한 눈안개란...!

안나푸르나 라운딩 중에 볼 수 있는

<마운틴 오디세이>의 부제는 <알피니스트 열전>이다. 그간의 산악사에 있어 어떠한 사람이 있었는가, 누가 어떤 산을 어떻게 올랐으며 그 이후 어떻게 살아갔는지 작가 심산의 취향에 따라 꼽은 이들의 삶을 정리한 것이다. 이 중에는 에드문드 힐러리-에베레스트 초등(初登) 기록 보유자-나 이본 취나드-아웃도어 의류 파타고니아 CEO-처럼 일반인들도 잘 아는 사람도 있고, 개리 헤밍이나 그렉 차일드처럼 어지간히 관심 많은 산악인이 아니고선 모르는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산에 대한 관심 유무를 떠나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고산 등반은 도전과 모험의 세계이며, 그것에 매달린 알피니스트들의 삶에 대한 태도는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 가지 짚고 싶은 점은 분명 도전과 모험으로 상징되는 고산 등반이지만, 거기에 도전한 모든 알피니스트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자유분방하고 거칠고 남성적인 태도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개리 헤밍은 정신 착란과 우울증을 가진 히피였고, 니체-신은 죽었다의 그 니체가 맞다-는 익히 알려졌듯 염세주의자였다. 이렇듯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산에 부딪혀 갔던 것이 알피니스트의 역사인 것이다.


총 37명의 알피니스트! 남자 34명과 여자 3명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누구나 감동에 젖을 것이다. 그 이야기가 "남들과는 다른 길로 올라라"고 말한 앨버트 머메리의 이야기일지, 낭가파르바트 정상에서 꼿꼿이 선 채 죽음의 비바크를 해낸 헤르반 불의 이야기일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인생의 역경 앞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당신과 비슷한 사람 혹은 당신이 앞으로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을 최소한 한 명은 발견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데이터로 세상을 읽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