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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송 Jun 21. 2022

급변하는 흐름에 두들겨 맞으며 사는 게 인생이지

빨리 중도금 대출 계약하면 좋겠어요


 3년 후 입주를 앞둔 우리 아파트 단톡방에서 요즘 자주 나오는 이야기다. 이유는 바로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인데, 보금자리론을 기준으로 2021년 1월부터 지금까지의 금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0년 만기 기준으로 작년 1월에는 2.35%였던 금리가 이번 달에는 4.35%로 그새 무려 2%가 올라버린 것이다. 연초와 비교해도 1.25%가 올랐으니 시간 대비 절대 작은 변화가 아니다.

 만약 4억 대출 / 10년 만기 / 원리금 균등상환을 적용하면 2022년 1월에 대출받은 사람은 매달 388만 원을 내야 하지만, 2022년 6월에 대출받은 사람은 411만 원을 내야 한다. 23만 원 차이니 일 년이면 250만 원 넘는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만약 1% 더 올라서 5.3%가 된다면 매달 상환액은 430만 원까지 증가한다. 388만 원과 430만 원, 엄청난 차이 아닌가?


 문제는 금리가 여기서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더 오를 것 같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지금까지의 미국 기준금리 추이를 보면 2.5에서 0까지 내렸다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미국 연준에선 버블을 잡아야 인플레이션을 막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므로 소비자 물가지수가 꺾이기 전까지는 빠르든 느리든 금리 상승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소비자 물가가 금리만 잡는다고 내릴까? 세계적으로 공급이 원활해야 도움이 될 텐데 빌어먹을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으니 전망이 별로 좋지 않다.


 사실 나는 1월에 당첨된 청약의 중도금 대출을 아직도 시행하지 않고 있고, 언제 시행한다는 구체적 계획도 없으며(대충 9~10월에 이야기할 거라고만 함), 건설사가 원하는 때에 한다는 게 좀 웃기다. 지금은 누가 봐도 금리가 더 오르면 올랐지 내릴 것 같지 않은 시기고 건설사도 바보가 아닌 이상 최대한 금리가 올랐을 때 계약을 해서 이득을 보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준금리가 0.5% 오른다 해도 중도금 대출 시행사는 이런저런 사정을 들어(예를 들면 세계 경기가 어려워 대출이 어렵다든지) 대출금리는 1.5%를 올려서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주 예정자들은 단톡방에서 매일, 정말 매일매일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미 계약금을 넣었는데 계약을 파기할 수도 없으니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저 건설사느님의 은혜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이다.


 내가 오늘 일기를 쓰는 것도 같은 공포와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으로서 공포의 실체를 확인하고 미래를 짐작해보고자 하는 것인데, 1980년부터 지금까지의 미국 금리 변화를 보면 부침이 있을지언정 어찌 되었든 미국의 성장에 따라 거의 제로금리를 향해 우하향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당장 오를 지라도 2019년의 2.5% 정도를 상한선으로 예상하며 그보다 더 올리기 위해선 더욱 특별한 사정이 생겨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뭐, 그렇게 되지 않고 금리가 마구마구 올라버린다 한들 내가 어쩌겠는가. 인생이란 내가 무언가를 정하기보다는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통돌이 세탁기 속에 든 빨래처럼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버티는 것인데. 그저 모든 공포는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이기에 스스로 공포를 잠재워보고자 오늘도 키보드를 두들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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