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세로 Mar 27. 2022

50일간의 홈 트레이닝

빅씨스 100일 프로그램 중 에센셜 50일 컴플리트

홈 트레이닝 50일 코스를 마쳤다.


대단치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작심삼일이 열일곱 개 쌓여야 50일이 된다. 매년 작심삼일을 되풀이하면 17년이 지나야 마지막 영상을 겨우 보는 셈. 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흔한 정신승리).



‘몸무게가 줄었다, 8년 만에’에서도 언급했지만, 빅씨스 님 채널을 안 지는 꽤 오래되었다. 다만 땀 흘리고 싶은 날에는 유산소 루틴을, 말랑말랑 뱃살이 신경 쓰이는 날에는 덤벨 운동을 하는 식으로 대중없이 따라했다. 그러다 보니 올해 1월부터 시작한 100일 프로그램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게다가 50일은 맨몸 운동, 50일은 덤벨 운동으로 구성되어 자연스럽게 점진적 부하를 노릴 수 있다. 영상 하나에 ‘준비 운동+근력 운동+짧은 유산소+마무리 운동’이 전부 들어 있다는 것도 장점.


물론 난관은 있었다. 1월 초에 있었던 이사다. 캘린더에도 드러나듯이 한동안 운동을 하지 못했다.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영상 댓글을 보면 아파서, 바빠서, 주3회 운동을 계획해서 등 여러 이유로 남들과 다른 패턴이나마 열심히 따라가는 이들이 있었다. 오래 걸리면 뭐 어떤가, 남는 것은 해냈다는 결과뿐인데. 댓글 덕분에 힘을 내서 쫓아갈 수 있었다.


따라잡아야 한다는 의욕이 지나쳤는지 나흘 내리 운동하기도 했다. 다만 나흘째에는 코어가 흐물거리고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기가 힘들어서 연속으로는 길어도 사흘까지만 운동하기로 마음 먹었다. 중간중간 쉬는 날에는 폼롤러 스트레칭을 15분 정도 해 준다.




운동 시간은 오후 다섯 시부터. 처음에는 운동 날이 되어도 다섯 시 반이 되도록 미적거리기 일쑤였다. 몸 상태가 별로야, 어제까지 생리 기간이었는데 괜찮을까, 별별 이유를 떠올리다 더는 미룰 수 없는 시간이 되면 질질 끌려가듯이 운동을 시작했다.


20일이 지나니 다섯 시만 되면 몸이 알아서 매트를 펼쳤다. 힘들면 중간에 그만두면 된다. 하기도 전에 이러쿵저러쿵 고민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사실 막상 시작하면 어찌저찌 끝내긴 한다).


30일이 지나니 맨몸 스쿼트가 수월해졌다. 런지나 크램쉘 같은 동작이 나오면 ‘차라리 스쿼트를 시켜 주십시오’라는 생각이 들 정도. 우락부락한 문지기가 오늘은 굿모닝 동작, 내일은 사이드 런지… 하는 식으로 하나씩 문을 열어주는 듯했다.


식단을 1도 하지 않아서인지 몸무게는 1kg 줄었다. 하지만 뱃살이 조금 판판해지고 종아리가 가벼워지고 허벅지가 탄탄해진 것을 보면 효과가 아주 없지는 않나 보다.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나야 빅씨스 님 채널을 영업할 때도 도움이 될 텐데.


내일부터는 덤벨을 이용한 이볼브 프로그램 50일이 시작된다. 40일을 넘기자 “여기까지 와서 포기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이전에는 운동을 하지 않으려는 것이 관성이었다면, 이제는 운동을 하는 것이 관성이다. 굴러가는 대로 몸을 맡기고 남은 50일도 차근히 해 나가야지.

작가의 이전글 안녕, 서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