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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박씨 Sep 22. 2021

아이들을 위한 엄마의 기도

감정을 잘 다루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희로애락을 잘 들여다보고, 적절할 때 꺼내어 쓸 수 있는 지혜로운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외적인 꾸밈보다는 마음이 단단하고 멋스러운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비교하고 경쟁하는 일에 신경 쓰기보다는, 더 나은 내가 되는 일에만 오롯이 신경 쓰는 아이 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치 보지 않되, 따뜻하고 섬세한 배려가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후회하더라도 결단력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에 따른 책임도 거뜬히 질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거리 선수보다는 장거리에 능한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뭘 하더라도 꾸준함, 성실함이 결실을 맺는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열 가지 단점보다, 한 가지 장점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아이면 좋겠습니다.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요.


하나의 장점을 두 가지, 세 가지로 늘려가는 끈기와 노력이 있는 아이면 좋겠습니다.


다른 재테크보다도, 장점의 열매로 경제적으로도 부족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아끼되 인색하지 않고, 나누되 낭비하지 않는 제대로 된 경제관념이 있는 아이면 좋겠습니다.


내뱉는 말이 따뜻하고, 고운 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잘난 체하지 않고, 이웃을 돌보며 함께 성장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하는 기쁨을 아이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몸과 마음의 건강을 돌보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것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아마도 제게 부족한 것들을 기도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작은 감정에 일희일비하고, 장점을 꾸준히 키워내지 못하고, 눈치 보느냐 제대로 된 배려는 하지 못한 못난 엄마입니다. 단점으로 고민하고 후회하고 결정하지 못한 일들에 후회만 남은 엄마입니다. 그런 엄마이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요.


노력해야겠지요. 닿을 수 없는 기도라도, 가 닿도록 애쓰며 살고 있다고 보여줘야겠지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엄마도 그렇게 살아보도록 한 걸음 나아가겠습니다.

제가 이렇게 살지 않는다면, 아이들은 기도대로 커주지 않겠지요. 제가 보여주고 가르쳐야 하는 일이겠지요.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도지만, 최대한 가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가르쳐야겠습니다.


~~~~~~~~~~~~~~~~~~~~~~~~~~~~~~~~~~


이 글을 쓰고 바로 발행을 누르지 못하고 잠시 저장을 했습니다. 혼자만 볼까, 발행을 할까. 너무 원대한 기도이고, 저의 생활은 너무 미천해서 부끄러운 마음과, 내뱉으면 지키려고 노력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갈팡질팡했습니다.


실상은 화도 쉬이 내고, 제 몸 편하자고 핸드폰과 티비로 연휴를 보내고 있으며, 제 아이가 다칠까, 맘 상할까, 뒤쳐지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평범보다도 못한 저이니까요. 그래도 마음만은, 기도만은 그렇지는 않다는 걸 저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발행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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