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서로의 삶에 생기를 넣어주는 소중한 존재.

by 세삼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2019)



이 책을 만난 건, 창원 '지혜의 바다 도서관(이하 지혜의 바다)'에서다.

잠시 도서관을 소개하자면, 원래 도서관 용도가 아닌 학교 체육관을 개조한 곳으로, 넓은 공간과 방대한 도서를 보유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개관 후 1년 8개월 만에 290만 명이 다녀갔다 하니, 일본의 '다케오 시립 도서관(이하 다케오)'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디자인과 도서 분류로 화제가 된 '다케오'와는 달리, '지혜의 바다'는 '공간'과 '자유'에 중점을 두어 반응을 이끌어 냈다. 도서관이라고 마냥 조용한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책을 읽는 '공간'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유'를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을 불렀다. 지역민뿐만 아니라, 외부인까지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시설물의 선순환이 아니겠는가.



자,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오겠다. 나는 여러 섹션 중에 신간 서가로 갔다. 그리고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 당시 나는 김하나 작가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어, 이 분의 글에 관심이 많았는데 작가의 이름이 적혀있는 게 아닌가. 집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작가의 명단. 최은영, 이석원, 임진아 작가. 눈에 익는 작가의 이름이 있어 읽기로 결심했다.
'동물권'을 다루지만 내용은 심각하지 않다. 각 작가마다 경험하고 느끼는 반려견과 반려묘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있어, 읽기 편하다. 개인적으론 심적으로 약한 분야라, 마음은 편하지 않았지만 어려운 내용은 없었다.


* "하나야...콩돌이가 죽었다...콩돌이가 하늘나라 갔다..." 나도 울음이 터져 엄마 가슴에 파묻혀 함께 엉엉 울었다. 그렇게 엄마와 껴안고 소리내어 울고 있는데 낮잠을 자던 아빠가 방에서 나오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하나야, 콩돌이가 갔다. 응,응, 원래 그런 거다. 만나면 필연적으로 이별이 있고 그런 거야" 나는 울면서도 아빠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하는 게 너무 미웠다. 저녁이 되어 고등학생인 오빠가 학교에서 돌아왔다. 콩돌이가 죽었다는 소식에 오빠는 "허, 그래요?"라더니 별 반응 없이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아빠와 오빠의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반응에 충격을 받았는데, 한참 지나 알고보니 오빠는 그날 저녁 학원에 갔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 뛰쳐나와야 했단다. 아빠는 낚시하러 가서 바다를 보면서 혼자 눈물을 훔쳤다고 한다.

** 사람을 알아보고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개의 표정과 눈빛은 감동적이다. 달려와 안기고 기쁨에 몸을 떨며 사람의 얼굴을 핥는 개들은 온몸으로 반가움과 사랑을 표현한다. 사람이 아니라 개야말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닐까.



비록 몇 년 전이지만, 본가에서 기른 '쫑이'가 읽는 내내 생각났다.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났지만, 쫑이는 멀리서 오는 나의 발자국 소리를 알아듣고 얼굴이 보이기 전부터 꼬리를 흔들었다. 쫑이는 나의 목소리에 반응하여 고개를 돌리고, 나의 손짓 하나하나에 관심을 보였다. 밤에 답답하여 마당을 나가면 눈이 덜 떠진 상태로 나와 날 보며 꼬리를 흔들었고, 내가 집을 떠날 때면 한 번만 더 만져주고 가라고 펄쩍 뛰었다. 엄마는 집을 지키기 위해 쫑이를 데려왔지만, 순하디 순한 쫑이의 모습에 마뜩잖아 하셨다. 그리고 어느 날, 엄마의 요청으로 본가에 CCTV를 설치했고, 엄마는 쫑이가 필요 없다 여겨 다른 집에 쫑이를 줘버렸다.

나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다. 당시의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 힘에 부친 상태였고, 그렇게 사람을 잃었다. 그 상태에서 쫑이까지 잃어버린 나는, 다 잃은 느낌이었다. 나는 한동안 본가에 내려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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