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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슈 Jun 02. 2023

인생 교과서, 명상록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슬로우리딩 9기 (2023.2.13~3.24)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한 나라의 군주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군주이면서 철학자로, 자신의 생각들을 꼼꼼하게 글로 남긴 책이 후세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는 고전이 되어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명상록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동안 겪어보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적용할 수 있는 글귀가 많았다. 마르쿠스 황제는 다양한 문장들을 통해 우리에게 일침을 가해준다. 때론 위로를 해주기도 하고 때론 호되게 혼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의 문장들을 통해 나를 돌아보게 되고,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문장들이 주는 메시지가 달라졌다. 어떤 때에는 이 문장이 어떤 때에는 저 문장이, 나는 선택의 귀로에 섰을 때, 삶의 방향이 갈피를 잡지 못할 때마다 꽂혔던 문장을 되새김질했다.


명상록을 읽는 두 달 동안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고 있었는데, 정신적 고통은 육체적인 고통까지 연결이 되고, 자존감은 많이 낮아진 상태였다. 참으로 오래간만에 ‘좌절’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나는 해내고야 만다.’는 악바리 같은 근성을 가지고 버텨내고 있었다. 어쩌면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랄까. 어느 누구도 나를 등 떠밀며 하라고 한 것도 아니었다. 내가 선택했고, 책임도 내가 져야 했다. 그런데 나에게 온 새로운 기회를 시작을 했으면 끝을 보고 싶었다. 아니, 끝을 보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 최선을 다해 적어도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P45 이 땅에서 네게 주어진 시간은 엄격하게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네가 그 시간을 활용해서 네 정신을 뒤덮고 있는 안개를 걷어내어 청명하게 하지 않는다면, 기회는 지나가버리고 네 자신도 죽어 없어져서, 다시는 그런 기회가 네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P45 어떤 일을 할 때마다 마치 그 일이 이 땅에서 네가 하는 마지막 일인 것처럼 행하고, 네가 의도적으로 이성의 통제에서 벗어나서 너의 감정에 이끌려서 제멋대로 행하지 않으며, 위선과 이기심과 네게 주어진 운명에 대한 불만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너는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회는 만들어가는 것. 준비하는 자에게 오는 것. 늘 오는 것은 아님을 잘 안다. 황제는 자꾸만 나에게 지금 처한 상황이 마지막인 것처럼 열정을 쏟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나에게 반문했다. 너는 과연 최선을 다 했냐고. 나는 부족했지만 정말 노력했다. 마음을 다해 최선을 다했다.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다.


P129 너는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 네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들을 이번에는 이전과는 달리 새롭게 바라보라. 새로운 삶을 사는 비결이 거기에 있다.’


새로운 시작이 두려운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말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인데, 알을 깨고 세상밖으로 나오지 않으면 영원히 그 속에만 있을지도 모른다. 현재의 익숙함과 평안함이 괜찮다면 새로운 시도를 굳이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지금의 삶에서 ‘새로운 것’을 추구해보고 싶다면, 언제 시작하지 어떻게 하지 갈팡질팡 자꾸 꽂히는 것이 있다면, 일단 도전하는 것이다. 한번 사는 인생, 뭐 있나? 해보는 거다. 바른 이성과 정의로운 행동으로 짧은 인생,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진해 나가는 삶은 나를 바꿀 수 있다. 변화를 추구한다면 도전하라!


P77 인생은 짧다. 바른 이성과 정의로운 행동을 통해서 현재로부터 네게 유익하고 이로운 것을 얻어내라. 정신은 맑게 하고 마음은 편히 가져라.’


명상록을 마무리하면서 자꾸 ‘본질’에 대한 생각이 맴돈다.

무슨 상황에 처하든 어떤 풍파에 흔들리든 간에 나만의 기준, ‘본질’을 이성적으로 지켜 나갈 수 있다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생기는 다양한 시련들도 견뎌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르쿠스 황제는 반대로, 삶에 있어서 여유를 갖고, 생각대로 행동하라고도 말한다. 뭐라고? 인생은 짧으니 맹렬히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열심히 행하라 해 놓고서는 또 여유를 갖고 충동을 억제하고 욕망을 끄라고도 한다. 이것 참, 헷갈리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싶다.

하지만 그도 긴 기간 동안 이 책을 쓰면서 전쟁 중 많은 상황들을 겪었을 것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상황의 변화들을 겪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앞서 글로 적었던 것들에 대해 생각이 바뀔 수도 있었겠지. 사람은 늘 변하니까. 처한 상황에 따라서, 혹은 경험치에 따라서, 그리고 나이를 먹으면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변할 수 있는 여지는 다양하게 존재하니까. 그럴 때마다 나를 다잡았던 문장들을 꾸준히 적음으로써 어쩌면 황제는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다스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도 마르쿠스 황제의 ‘명상록’의 글귀들을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는 것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사람 사는 사회가 예나 지금이나 신분의 차이나 재산의 차이, 이런 것들을 떠나서 다 똑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명상록은 살면서 책상 위에 꽂아 두고 자주 읽어보며 되새김질해야 하는 인생백서라고 말하고 싶다. 1년에 두 번은 꼭 읽는다는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처럼, 삶을 살아가며 통찰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명상록을 읽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분명, 나를 다스리고, 가꾸어 나감으로써 진정한 삶의 본질을 깨닫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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