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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짓는슈 Feb 11. 2022

당신은 무엇이 무서운가요?

사람, 전쟁 그리고 기후변화


금요일은 책 속 한 줄을 읽고 사유하는 시간이다.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나는 '무서움'에 대해 써보고 싶어 졌다.

나에게 있어 가장 무서운 존재는 바로 ‘사람’이다.

사람이 무섭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나의 영화나 드라마 취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학창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추리소설이나 범죄 미드, 수사물, 그리고 공포영화 시리즈들을 즐겨 봤었다. 영화 취향이야 워낙 다양한 장르를 좋아했고 다양한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서인지 공포영화도 스스럼없이 봤다. 악랄한 사이코패스나 악당이, 혹은 착한 사람이 화를 못 이겨 사람을 죽이는 장면을 봐도 저 사람도 저러는 이유가 있겠지 하며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귀신이 나오거나 좀비가 나오는 영화를 봐도 마찬가지다. 귀신이 무섭게 갑자기 튀어나오면 ‘헉, 깜짝이야!” 하고 반응은 크면서 결국 쟤도 저러는 이유가 있겠지 그래, 결국 다 원한이 있었구나. 동정심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영상물들을 보면서, 살아가면서 보고 느끼는 삶들을 종합해보자면, 모든 화의 근원은 ‘사람’에게 있었다.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으면 그 상처는 화를 불러일으키고, 우울증을 만들고 사람을 미치게 만들어 결국 범죄를 만든다. 또는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저 세상으로 못 가고 떠도는 원혼이 된다는데 결국 이 또한 살아생전에 ‘사람’ 때문이다.


그다음 무서운 것 바로 ‘전쟁’이다.

전쟁은 결국 사람의 욕심으로 인해 사람이 만들어낸 가장 무서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전쟁을 겪은 세대가 아니라서 잘 모르는 전쟁의 참상은, 지금까지 봐왔던 많은 전쟁 관련된 영화나 책 속에서나마 간접적으로 공감해왔다.


지도자의 욕심 혹은 무능함 때문에, 먹고살기 바쁜 일반 국민들은 전쟁으로 인해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고, 전쟁터로 끌려가 개죽음을 당하고 삶의 터전과 가족 모두를 잃는다. 결국 인간의 욕심 때문에 생기는 이런 전쟁들로 인해 사람들은 찢어지는 고통을 겪어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이 끔찍한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무섭다고 생각이 들고 있는 것, 바로 ‘기후 변화’이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아들이 커서 무엇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가능하다면 기후 변화로 힘들어지는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일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자주 말해주곤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최근에 일어나는 자연재해들은 가히 재앙에 가깝다. 대형 메뚜기떼가 날아다니고, 홍수가 나고 가뭄이 빈번하고, 빙하가 녹고 산불에 허리케인 쓰나미에 화산 폭발 너무 무서워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그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가 위태로워진다고 하니 내가 지켜야 할 것들, 내 아들이 관심 가져야 할 것들을 자주 상기시켜주며 구체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고 있다.


아직도 이 지구 상에는 바다 건너 저 편 어느 나라에서는 쿠데타, 전쟁, 그리고 각종 자연재해까지 너무나 무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이런 무서운 것들의 원인이 모두,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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