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

by 여비

청계사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희끗한 눈의 떡설기 가루가 남아있는 뒷산엔 미련이 앉아있는 것인가 보다. 낮은 언덕을 배경삼은 통유리창에 반짝이는 햇살이 눈에 붙은 음식점이 반갑다.

시골 동네같지 않게 여기 저기 나목과 함께 뒹구는 공사판엔 설레임이 있고 힘찬 소리가, 부산한 아저씨들의 움직임, 아직은 페인트통 안에든 불집혀진 타는 나무들, 그 위 머리엔 헝크러진 연기들도 바람과 함께 춤을 춘다.

봄의 소리를 알리는 따스함은 나의 코를 간지른다. 산으로 부터 내려오는 바람은 이곳 산새의 숨을 고르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온다. 산길틈에 눈자위를 치운 자리엔 구절초가 검은빛으로 변해 잎으로 인사를 한다. 고고한 구절초의 품격이 지조를 지킨 골짜기 바람도 시기를 했나? 서러운 바람은 멀리 도망갔다.

이번엔 연산홍이 빨간 눈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작은 꽃망울은 한뼘 두뼘의 간격을 이루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파란 하늘을 치받고 서있다. 하늘거리는 고갯짓이 어깨를 칭얼대며 낮은 음의 노래를 부른다. 굵은 동아줄로 엮인 소나무도 옷을 벗고 초록의 사철나무가 기지개를 펴는 봄의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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