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길

by 여비

헉 헉 산허리를 내려온다. 연병장까지는 4킬로미터 남짓,

나는 대한민국 공군 학사 사관후보생 146기의 장교다. 응급처치, 화기,전술학,재난통제, 화생방 , 유격 훈련등 을 통과했다. 내 증명사진 바로 하단엔 1444 번호가 마음가득 차 있다.

진주훈련소에 도착후 난 두 눈을 질끔 감았다. 사방으로 펼쳐진 푸른 숲과 흰색의 전투비행기는 머리꼭대기에 빨간 신호를 울린다. 엄마손을 꼬옥 잡았다. 베낭뒤로 느껴지는 이별은 촉촉히 내리는 이슬비다. "엄마! 나 그냥 군인할래요. 유학도 해봤고 코로나도 그렇고 하니깐..."

캐나다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코로나가 나를 덮쳤다.

힘들게 항공편을 알아보고 어렵사리 비행기를 탔다. 기내엔 아득한 어둠만이 나를 안아준다. 트랩 모퉁이를 돌다 멋진 여장교를 봤다. 가슴이 뛰었다. 순간 결정했다. 그동안 어둠으로 가득했던 나의 내일이 반짝이는 불빛으로 변했다.벤쿠버에서 펍들,하우스맘, 그리고 학교의 먼길을 기억속으로 넣었다.

부모님의 일터가 생각났다. 어둠을 깔고 앉은 한강변의 번쩍거리는 불빛사이로 그리운 집이 보인다. 버스안의 낯익은 공기와 창밖의 보이는 마포대교가 내게 달려온다. 막연했던 내 앞날들을 툭툭 허공속에 묻고 사각형의 유리창에 환한 LED 조명이 비추는 집으로 가는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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