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갑자기 옥수수를 보는데 생각나서 노래불러 본다.
"우리 아기 불고 노는 하모니카는 옥수수를 가지고서 만들었어요. 옥수수 알 길게 두 줄 남겨 가지고 우리 아기 하모니카 불고 있어요. 도레미파솔라시도 소리가 안 나 도미솔도 도솔미도 말로 하지요."
둔덕한 신작로 사이길에 도랑을 건너면 할머니네 집이다. 검불더미를 모아둔 양은대야는 반쯤 찌그러져 있다. 펌프통으로 받침을 눌러놓은 옥수수댓가지들이 수북하다. 검정고무신을 걸친 할머니는 발목을 지지대삼은 옥수수의 머리채를 비트신다.팽개쳐 놓은 놋대야로 물을 받아 솥바닥에 채우고 나뭇가지로 휘이 휘이 젖는다. 아궁이 사이로 얼굴을 반쯤, 묻으신 할머니는 불쏘시개로 불막을 댕기시며 불살조절을 놓칠새라 분주하시다. 펄펄 끓는 솥뚜껑사이로 푸른 김이 춤을 춘다. 아기,젖 같은 달달한 내음은 나의 군침을 재촉하고 옥수수껍데기로 돌돌말아 팔찌를 만들던 동생을 쫒는다.
뜨겁던 태양빛을 이고 알이 굵어진 옥수수의 누런 대에 덮힌 껍질또한 버리지 못하게 하신 할머니의 알뜰함은, 나와 동생을 거저 먹이시지 않는 일거리를 주셨는데 껍질벗기는 단순함이 그저 지겹기만 했다. 벗겨도 벗겨도 끝나지 않는 반복적인 일이 즐겁지 않지만 할머니의 동작을 따를 수 밖에 없다.
할머니는 나와 동생에게 '저,풀숲이 있는 곳에 덩그런히 니들을 두고 서울로 갔다. 알곡처럼 쉬지않고 자라야한다. 부지런히 자라 공부도 많이하고..
동생은 김 나는 옥수수를 먹는다. 덩그런히 두고 서울로 갔다는 엄마생각에, 나는 달달한 내음에 옥수수를 붙잡고 옥수수대가 부러질때까지 와구와구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