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에서

by 여비

서해 바다에 검은 벌이다. 한 모퉁이 손바닥만 한 배들이 그곳에 앉아 쉬는 중이다. 벌 마당엔 붉은 머리 갈매기가 친구를 찾는다. 비릿한 냄새가 훅하고 신호도 잊은 채 물오르고 남편과 나는 봄소풍에 신이 난다.

노점을 에워싼 먹거리들 파티다. '은희네. 만경호. 어부 한 접시..' 이름도 가지가지 풍년이다. 귀족 생선 도미를 앞에 두고 머뭇댄다. 국산 도다리라고 머리 표를 붙인 이빨이 없는 광어로 군침이 넘어가고 머리엔 결정장애를 타 앉았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의 공식을 따르기로 했다. 제철 생선은 봄기운을 받아 맛과 향도 최고라고 책선생님이 그랬다. 특히나 시절에 맞는다는 것은 부드러운 식감이라... 주문한 도다리회를 기다리며 상차림 가게로 이동했다.

가게 주인은 부산하게 몸을 움직였다. 딱히 할 것이 없던 나는 두리번대며 벽과 눈이 맞췄다.

저희 집 어부는 "오늘 잡을 만큼의 고기만 잡습니다"

고깃배 옆에 담뱃대를 문 채 느긋하게 누워있는 어부 그림이 있었다. 빛바랜 푸른 바다는 세월을 보여주고 나는 생각을 했다. 고요 속에 덧없음을...

고기 잡는 투망이 부표로 표시를 한 걸쭉한 내 욕심에 목대가 뜨거웠다. 일터에 정산을 채우지 못함에 하루가 아쉬웠고 나의 모자란 셈 장부 숫자가 갈퀴가 되는 일상이 밍밍했다. 이번 아이템만 쳐준다면의 기대를 안고 조금 전까지 씨름을 해 댔다.

덜컹거리는 집어등을 달고 어신 할미께 기도를 드린다. 풍어를 꿈꾼다. 포구의 물살을 가르고 일렁이는 금빛 물결 받으며...

내 눈은 누워있는 어부 속에 앉았다. 서풍을 받아 순항을 하는 내 배를 보았다. 저절로 밀려가 정박한 나의 배. 국어시간에 배운 "강호가도" 속의 어부가 되었다. 무위하며 자연에 귀속되는 내가 되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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