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마치고 별일이 없으면 도서관을 찾는다. 그날도 엘베의 3층을 누르려다 계단으로 발길을 돌렸다. 매번 올 때마다 걷기로 한지가 무려 열흘이 넘는다. 근육이 부족하다고 해 계단 걷기를 실천 중이다. 나는 도서관 열람이 서툴러 컴퓨터 앞에 앉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곤 한다. 특히 예약도서 신청은 아직까지도 버벅댄다. 여러 번의 도움을 받았기에 고맙다는 표시로 음료수를 가끔 사간다.
어느새 말도 트고 정보도 약간씩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도서관 행사로 작가 L을 멀찍이 보게 되었다. 좋아하는 작가였고 글 속에 놓인 인간미에 심취해서 혼자서 끄적댈 때는 L작가의 책을 먼저 읽기를 여태이다. 나의 글쓰기 버릇이 되었다. 글쓰기 모임도 몰랐고 무작정 읽고 혼자서 메모만 하고 차오르는 이야깃거리가 생기면 휴대폰에 저장을 했다. 별일 없는 하루가 그렇게 가듯 혼자서 도서관에만 처박혀 읽었다.
그날도 아무 일 없이 도서관엘 갔다. 컴퓨터 앞에 앉은 선생님이 나를 찾아 시간 좀 내어 줄 수 있냐고 했다. 그리고는 L작가의 책모임에 나를 끼워 준다고...
물론 나는 대환영이었다. 하지만 나는 섣불리 결정하지 않았다. 낯가림과 어려운 자리엔 익숙하지 않기도 한 이유를 대며 거절했다. 책모임에 넣어준다는 얘기는 고맙게 받겠다고 표현도 짧게 했다. 나는 책 속에서 만난 각자의 개성을 좋아한다. 인간의 부족한 해학, 어리석음, 그로 인해 얽히고설키는 연민과 슬픔. 그런 것이 좋다. 내가 생각하는 여류작가는 드러남이 없고 다만 글만이 앞을 보이는 것, 마치 연극배우가 무대에서 뛰고 큰 목소리로 떠들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책 속에서 웃고 울고 차분히 숨을 고르는 감동에 빠지게, 또한 인간에 대한 연민과 슬픔에 사무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