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눈물

by 여비

매장을 들어먹고 집에서 뒹굴 때였다. 남편과는 서로 모르는 척 지내게 되었고 딸애는 워, 홀을 가버렸다. 정신을 차려야 했다. 지인의 소개로 파출부를 나갔다.

별다른 기술도 없고 공부가 긴 것도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전무후무의 일이었다. 한 때는 나도 파출부를 부렸건만 이젠 내일이다 생각하니 기가 막혔다. 다행히 힘든 일은 없었다. 주부로 살았고 시집살이도 넘긴 내가 아닌가?

그녀는 멋지고 큰집에 산다. 노란 머리에 헤어밴드를 두른 표지모델이 웃고 있는 배경이 어울리는 집, 거실엔 붙박이장 속에 스피커가 장착이 되어있는 음향기기에, 개인 트레이너가 체력과 몸매를 다스려주고, 투자자문과 개인연금을 가졌다. 루브르 박물관을 뒤로한 부부의 웃는 얼굴이 장식을 하고, 주말엔 핫스톤 마사지를 시간제한 없이 받는다. 장속에 가득한 캐시미어 스웨터는 부드럽기가 양 천마리에 안긴 것만 같고,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넓은 창 속에 아늑한 해를 받고, 바라보는 곳엔 바다가 펼쳐져있다.

모든 걸 다 갖고 있는 것 같다!

평일을 낀 주말 그날, 그녀는 넓은 탁자에 앉아 울고 있었다. 당황했다. 망설이며 다른 방으로 가려는데 그녀가 나를 앉으라고 했다. 손엔 티슈를 한 움큼 쥐고서..

"난 이 식탁에 앉을 시간도 없어요"....

내가 일을 하러 오면 그녀는 자기차를 타고 남편은 5분 전에 각자의 차를 타고 나갔다. 내게 일거리를 주는 주인일 뿐 아무 관계없이 일만 했다. 그녀가 내게 한 말들은 마음을 울렸다. 남편에게 이혼하자는 얘기를 어제, 자기 생일날 들었다고.

그녀의 눈물을 뒤로하고 나는 생각했다.

커다란 복도를 지나 번쩍이는 대리석의 조형물, 옷장 속에 가득한 캐시미어와 물방울 다이아의 귀금속 안에 외로움은 깃들어 있고 넓은 창을 보며 남편과의 소통 없음에 사랑받는 느낌이 없음을...

크고 멋진 물건이 가득한 곳이 아닌 그 안에 나를 감사했다. 그녀는 그곳에 채울 물건들 안에서 자신을 잃은 것이다. 내가 손바닥만 한 집을 갈망하는 곳엔 나란히 누울 침대, 내가 글을 쓸 탁자가 있으면 족하다. 우린 그 안에서 서로 사랑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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