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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군이 Apr 26. 2023

어린이날 캠핑 가보자!

세 팀 예약은 너무 힘들어요.

징글징글한 세 자매라 불리는 아줌마 셋.


거기에 추가로 늦둥이 막내 하나 더 있지만 이모뻘되는 아줌마들 사이에 껴줄 수는 없으니 일단 세 자매!


우린 1남 3녀이지만 1남은 너무 어리다.

하지만 누나들의 영향이 커서 그런지 가끔 아줌마 같기도 하고...;;;


아무튼!!


우리가 함께 캠핑을 다니게 된 것은 2022년 4월 주말이 시작이었다.


나는 10여 년 전부터 아이가 어릴 땐 평일 캠핑을 다니다가 내가 일을 시작하면서 주말에 다니기 힘들어 시들해졌고 코로나가 무서워 찌그러져있다가 한겨울에 셋째네가 캠핑을 시작했다며 같이 가자고 조르는 바람에 둘째네가 텐트를 구입했고 그렇게 세 자매가 출동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3팀을 받아주는 곳은 흔치가 않다.

안 받아주는 이유도 명확하게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심각할 정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이다...

하물며 세 자매와 결혼한 사위들까지도, 그리고 그 아이들까지도...


3팀이라 하면 인원이 많아 보여도 남에게 최대한 피해 안주며 조용히 다니는 가족들이다.

1호, 첫째인 우리 집은 반백살된 어르신과 꼰대 아줌마, 그리고 더운 여름에도 텐트 안에서 게임하고 있는 사춘기 망나니 아이.

2호, 둘째네는 나이 어린 제부와 그에게만 버럭 하는 아줌마.

3호, 셋째네는 곽튜브 닮았지만 허허허 거리는 제부와 뭐든지 괜찮다는 아줌마, 그리고 집에서만 허세 가득한 부끄럼쟁이 아이.


공통점은 어른들이  옆으로 덩치가 크고 MBTI도 모두 I 형?^^;;;;


그나마 동생가족들과 함께 가면 우리 집 망나니 아들이 잠시 잠잠해져 잘 놀았는데 그나마도 새해 캠핑에서 몇 명이 배탈이 나고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집에 있기를 고수하며 함께 가지 못했다.

 

그러다 드디어 어린이날 기념 캠핑을 가기로 했다.


각 캠핑장에 맞는 룰을 지켜야 하므로 3팀이 가능한 곳을 폭풍 검색한다.

어린이날이 짧지만 그래도 연휴라 예약이 쉽지 않다. 그리고 각자 사는 곳도 다르고 캠핑장을 선택하는 기준도 다르기에 한 장소를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1호가 좋아하던 캠핑장소가 있었고 작년에 3호가 같이 갔었는데 너무 흡족해했다. 위치가 좀 멀지만... 이번엔 2호 네도 함께 가보기로 하는데 문제는... 예! 약! 이! 너무! 치열하다...ㅠㅠ 일단 각자 3 사이트씩 잡아보기로 했다.


 누군가 한 명은 성공하겠지~?


하필 예약창이 열리는 날은 1호는 병원예약되어 있어 병원 간 날, 2호는 출근 , 3호도 출근...


쉽지 않다...


하필 진료 보러 오신 환자분들은 포화상태에 앞에서 설명해 주는 간호사님은 전투 중, 예약시간에서 계속 밀리니 난 조마조마. 다행히 진료를 마치고 폰이 제일 잘 터질만한 곳을 물색하다 접수센터 근처에서 자리 잡고 준비!


땅~!


엇!! 난 접속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다. 오 마이갓!!!

1~2분 정도의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는데 카톡이 울린다!


2호가 붙어있는 두 사이트를 예약했다고 한다. 곧이어 3호도 두 사이트를 예약했다는데 2호가 예약한 자리에서 떨어져 있었다. 그래도 뭐 같은 장소를 갈 수 있는 거니까~!


근데 일하면서 대단하다~ 어떻게 예약을 했네~ 회사에 미안하네~ 라며 별 생각을 다 하며 지내고 있었는데 며칠 뒤 아침부터 3호에게 페이스타임이 온다.


"이모들~ 뭐야 왜 깜깜해~?"

"큰 이모는 아직 자고 있지~ 형도 아직 안 일어났고~"

"작은 이모는 왜 안 들어와."

"작은 이모는 회사 갔지."


순간 부스스한 모습으로 2호가 등장했다.

"너 어디야?"

"나 침대!"

"뭐?"

"아!! 들켰네~!"


그랬다... 직장에 미안한 마음 가득했는데 이미 때려치운 2호. ㅎㅎㅎ

직장에 안 미안해도 됐구먼~!


우리는 그렇게 한자리는 취소하고 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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