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때도 엄마를 사랑했어.

잘 커주고 있어서 고마워

by 멍군이

“엄마, 난 도박에는 안 빠질 것 같아.”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면서도 순간 ‘대신 넌 게임중독 아닐까?’라는 말이 튀어나오려는 걸 참고


“왜? 그렇게 생각해? “


“난 조절을 잘하는 것 같아. 그러니 도박에도 빠지지 않을 거야. “


‘풉!! 그러는 녀석이 밤새도록 게임을 하냐?!!‘라고 또 말하고 싶었지만.


“그래, 넌 잘 조절하는 것 같아. 엄마가 알면서도 걱정이

앞서서 잠시 믿지 못했지만 네가 잘 조절하리란 거 알아. 사춘기 겪을 땐 힘들었는데 이제 좀 사람다워지는 것 같아. “


아~ 나름 잘 대답한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그땐 엄마가 먼저 이상하게 군거고~”


엇. 이게 뭔 소리인가!! 싶어서


“엄마가 왜??!!”라고 물으니


“스크린타임 걸어두고 컴퓨터 코드 빼고 그랬잖아.”


“아니~ 그건 네가 약속 안 지키고 맘대로 해서 그런 거잖아. 그리고 네가 막 엄마 때렸잖아.”


“엄마가 건드니까 막다가 그런 거지. 그리고 그때도 난 엄마 사랑했어. “


아!! 생각지도 못하게 심쿵했다.


맞다…

어릴 때부터 독립심 강하게 키웠다. 난 워낙 소심하고 부모님에게 눌려 깨갱거리고 살았으니 내 아이는 안 그랬으면 싶어서 자기 주도성 키워주려 노력했고 소신껏 살아가길 바랐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활동하게 하면서 남편의 잦은 출장으로 인한 독박육아에도 난 참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나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내 소신이 흔들렸었보다. 아이가 선택해서 시작한 건 무조건 끝을 보게 하다 보니 힘든 상황을 악화시켰던 것 같다.


잠시 쉬어도 되는 걸 알면서도…


내가 잠시 뒤로 물러섰고 남편도 우리의 생각이 온전이 다 맞는 건 아니란 걸 깨닫고부턴 묵묵히 아이 옆을 지켜주고 있다. 아이도 달라진 부모를 느꼈는지 평온해졌고 본인의 생각을 말하고, 부모님과 조율해 보려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학원도 모두 그만두고 싶어 해서 그렇게 하게 했더니 몇 달 신나게 게임하고선 이젠 스스로 공부도 하고, 같이 식사도 하고, 같이 콧바람도 쐰다.


다시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는 부모를 사랑한다는 걸을 느꼈고 너무 고마웠다.


부족하고 부족한 엄마를 한결같이 사랑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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