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우리는 파도, 바다, 수평선
밀려온 파도가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기도,
더 큰 파도가 되어 휘몰아치기도,
폭풍처럼 거세지기도,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듯 잠잠해지기도 하듯
엄마의 감정도
밀려들다 사라지기도,
더 큰 감정이 되어 휘몰아치기도,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듯 잠잠해지기도 하기에
엄마는 파도와 같다.
그런 엄마가 엄마가 되기 전,
파도같은 나에게
"선생님, 제가 선생님의 바다가 되어드릴게요."
라며 그가 나타났고,
그는 나의 남편이, 우리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바다가 파도를 품어주듯,
아빠는 언제나 파도 같은 엄마를 품어준다.
묵묵히, 변함없이, 한결같이 그렇게
바다 같은 아빠는
엄마가 되고 더욱 거센 파도가 되곤 하는 엄마를
언제나 품어준다.
파도같은 엄마는
바다같은 아빠를 만나
수평선 같은 마음을 길러간다.
우리는 함께
파도 같은 감정을
바다처럼 품어주며
수평선의 평온함을
함께 바라보고 키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