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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실리아 Nov 18. 2024

#322. 감정과 나 자신

#322. 감정과 나 자신




나의 부정적 감정과

내 자신을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

지금 내가 불같이 화가 난다 해도  

그 화가 내 자신은 아니다.

지금 내 안에 짙은 슬픔이 있다 해도

그 슬픔이 나는 아니다.

어떤 감정이 우리 마음을 차지하고 있을 때

그 감정과 나 자신을 분리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말을 자주 들려주어야 한다.

“화는 나지만 그 화가 내 자신은 아니다.”

“내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지만

그 외로움이 내 자신은 아니다.”

“지금 내가 실망하고 있지만

그 실망이 내 자신은 아니다.”


출처: 송봉모, ‘상처와 용서’ 中          



‘부정적 감정과 내 자신을

동일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구나.’

‘부정적 감정을

내 자신과 분리해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었구나.’

감정이 곧 내 자신이라 여기며 살아가다,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감정은 곧 내 자신이 될 수 없다는 글을 보며

혼란에 빠졌었다.      


내 안의 감정이기에,

이 또한 나 자신이라 여겨왔었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이기에,

이 또한 나 자신이라 믿어왔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긍정적으로,

어떻게든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자 했고,

그래서 어떻게든 참고, 버티고, 억누르며

괜찮다고 생각하고자 했었다.

그래서 괜찮아도 괜찮지 않아도,

언제나 괜찮다 하곤 했었다.     


감정이 곧 내 자신이라 여겼기에

어떻게든 긍정적이어야 했다.

감정이 곧 내 자신이라 믿었기에

어떻게든 괜찮은 척 했어야 했다.

그렇게 괜찮은 사람인 척 하려면,

괜찮은 감정인 척 해야 했었다.

그렇게 괜찮은 감정을 가진 나여야

나는 괜찮은 사람일 수 있었다.      


그러다 만난 이 책의 글 안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아니, 이 글 덕에 모든 것을 깨버릴 수 있었다.     


모든 감정이 내 자신이라 여겨왔기에,

내 안에 일어나는 부정적 감정을 인정하는 것은,

내 자신이 부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만 같았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부정적 감정을 바라볼 때면

내 자신을 향한 죄의식과 죄책감으로 가득차곤 했었다.     


그랬던 내게,

‘부정적 감정은 나 자신이 될 수 없다.’는 말은

나를 옭아매고 있던

단단하고 무거운 껍질을 깨 부셔주었다.

‘부정적 감정과 내 자신을 동일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은

괜찮은 척 해야 했던 나 자신에게

자유로움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렇게 껍질을 깨고,

날개를 단 듯 자유로움을 선사했던 그 말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어느새 잊혀 졌었다.     


엄마는

태어나 처음으로 해보는 엄마가 되면서,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가는 엄마의 감정 속에서

또다시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하며

오르내리는 엄마의 감정이 마치 엄마 자신인줄 알고 살아갔다.

또다시 그렇게 단단한 껍질을 만들고 스스로를 옥조이며

오르내리는 엄마의 감정을 바라보며

자책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가곤 했다.  


엄마는

또다시 그렇게 단단해진 그 껍질을 깨고,

날개를 단 듯 했던 자유로움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는  

또다시 껍질을 깨고, 날개를 단 듯 자유로움을 선사했던

그 말이 필요했다.   

        

그렇게 엄마는

수시로 그 말을 꺼내 읽으며,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악착같이 확보하면서,

다시금 그 말들을 떠올리고, 되새기며,

다시금 껍질을 깨고, 날개를 단 듯 한 자유로움을 떠올려본다.      


이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잊지 않을 수 있음을,

어떤 상황에서도 잊지 않을 것임을,

어떤 상황에서도 명심하고 또 명심할 것임을 다짐하며

또다시 나의 껍질을 깨 부셔본다.

또다시 날개를 달아본다.

또다시 그렇게 자유로움을 갈망해본다.                      

'부정적 감정은 나 자신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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