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속에서 발견한 보석들
#18. [오늘의 감정: 외로움] 외로움 속에서 발견한 보석들
외로움: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외로움은 혼자여서 쓸쓸해지는 마음이야.
출처: 이라일라,‘감정에이름을 붙여봐’ 中
외로움 속에서 참 긴 시간을 머무른 듯하다.
결혼과 동시에 연고 없는 타지에 정착해야 했고,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공허함을 간직한 채,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를 키우며
엄마가 되고 엄마로 살기 시작하면서
외로움은 점점 깊어졌다.
원래도 혼자만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을
즐겨오던 나였기에
혼자가 아닌 가정을 이뤄
아이와 남편과 함께 지내면서 외롭다는 게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에,
계속해서 찾아오는 외로움을
계속해서 외면하곤 했다.
그렇게 외로움을 외면하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스스로에 대해
자책을 더해가곤 했다.
그렇게 계속 외면당한 외로움은
그래도 끊임없이 나에게 신호를 보냈고,
점점 더 강해지는 외로움의 신호 속에서
참 지독하게도 외로웠었다.
결국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외로움 앞에 나는 멈추었다.
그리고 외로움을 바라보자 결심했다.
그 깊고 지독한 외로움 앞에 멈추어
피해오기만 했던
그 춥고 어두운 외로움의 터널로
들어서기로 마음먹었다.
그 외로움의 터널에 들어서며
비로소 온전히
내 안의 외로움과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렇게 외로움을 마주하고도
한참을 그렇게나 외로웠다.
그렇게 한참을 외로움과 마주하며,
그렇게 한참을 또 외로워하며
그렇게 외로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아갔다.
누구보다 나만의 시간을 좋아하고 즐겼던 내가.
누구보다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나 자신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던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나를 바라봐 주지 못했었다.
나를 바라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내 안의 나는 나를 그리워 하고 있었다.
내 안의 나는
그렇게 쓸쓸한 마음으로 외로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바라봐 달라고
그렇게 외로움의 신호를 보냈건만
그 모든 신호는 외면받기 일쑤였다.
그랬구나.
혼자여서,
누군가가 필요해서 외로웠던 것이 아니라,
내 안에 내가 없어 외로웠고,
내 안의 나를 바라봐주지 않아 외로웠으며,
내가 나를 바라봐 주지 않아 쓸쓸했고,
나에게 내가 필요했기에,
내가 나와 함께하고 싶었기에
그렇게도 지독하게 외로웠구나.
그렇게 외로움의 마음을 바라보며,
그렇게 외로움의 마음을 알아차리며,
그렇게 외로움의 마음을 글로 적기 시작했다.
그렇게 외로움을 글로 달래며,
그렇게 외로움을 글로 보살피며,
그렇게 외로움과 글 속에서 함께하며
3년째 이 ‘엄마의 감정수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렇게 외로움을 바라보며,
이렇게 3년째 글쓰기를 이어갈 수 있었던
그 시작이 외로움이었음을 알아간다.
그렇게 외로움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며
비로소 깊고 어두웠던 외로움의 긴 터널에서
서서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금 네 마음에 무엇이 필요한지
가만히 살펴보게 하는 감정이지.
마음이 잘 통하는 친구, 재밌는 놀이처럼
너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게 해 준단다.
출처: 이라일라, ‘감정에 이름을 붙여봐.’ 中
정말 그랬다.
외로움을 바라보며,
외로움을 보살피며,
외로움을 알아차리며
외로움의 긴 터널을 통과하며
나는 고독을 즐기게 되었고,
성찰을 통해 멈추어 가야 함을 깨달았으며,
그 과정을 글로 적으며
비로소 비움과 채움을 모두 누릴 수 있음을,
그 과정 속 감정을 바라보며
비로소 마음의 힘을 키워갈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고독, 성찰, 멈춤 그리고 글쓰기.
외로움 속에서 발견한 이 보석들을 통해
비움이 필요한 날은 비움을,
채움이 필요한 날은 채움을
마음에 담아낸다.
외로움 속에서 발견한 이 보석들을 통해
오늘도 멈추어, 바라보고, 알아차리며
마음의 힘을 키워간다.